“팔 저림·감각 이상 동반 어깨통증”…목디스크, 조기 구분이 치료 좌우
목에서 시작된 신경 압박이 어깨와 팔, 손끝까지 통증과 저림을 퍼뜨리는 목디스크가 중년층 근골격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회전근개염이나 오십견 등 어깨 질환과 비슷해 자가 판단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지만, 의료계는 신경 증상의 양상과 통증이 심해지는 자세를 꼼꼼히 살피면 조기 구분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통증 발생 부위만이 아니라 통증의 이동 경로와 감각 이상, 근력 저하 여부까지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치료 전략을 정하는 분기점이 된다는 지적이다.
목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목뼈 사이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나이가 들며 마르고 탄력이 떨어지거나, 잘못된 자세와 반복된 부담으로 찢어지면서 내부 수핵이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병이다. 목에서 나온 신경은 어깨를 지나 팔, 손끝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통로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압박이 생기면 통증이 목에만 머무르지 않고 팔 바깥쪽을 따라 내려가거나 손끝 저림, 감각 저하 등으로 확장된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방사통, 팔 저림, 손끝의 먹먹함이 대표적인 패턴이다.

반대로 어깨 관절 자체의 병변은 통증이 어깨 주변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특정 각도에서 날카롭게 아프고, 그 자세를 피하면 통증이 다소 줄어드는 식의 기계적 통증 양상이 대표적이다. 목을 숙이거나 젖히거나 한쪽으로 돌릴 때 어깨와 팔로 통증이 퍼진다면, 통증의 출발점이 목 신경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연세스타병원 차경호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는 목디스크와 어깨 질환을 구분하는 핵심 단서로 신경 증상을 꼽는다. 그는 팔이나 손의 저림, 감각 이상, 악력 저하, 팔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지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 근육통과 달리, 신경이 눌릴 때는 섬세한 손동작이 어색해지거나 물건을 쥐는 힘이 떨어지는 변화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목디스크 발생에는 퇴행성 변화와 생활습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수분이 감소해 탄성이 떨어지고, 그 상태에서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보거나 모니터 높이가 낮은 책상에서 일하는 습관이 반복되면, 경추에는 체중의 몇 배에 이르는 추가 하중이 지속적으로 걸린다. 이러한 환경은 이미 약해진 추간판을 더 쉽게 밀려나게 만들고, 목 주변 근육 긴장과 염증을 통해 통증을 악화시킨다.
치료 전략의 1차 선택지는 보존적 치료다. 급성기에는 통증을 악화시키는 자세와 동작을 제한하고,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 투약, 온열치료, 견인, 도수치료 등 물리치료를 통해 염증과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접근이 이뤄진다. 증상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 강도가 높으면, 초음파나 영상 유도하에 시행하는 신경차단술,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가 선택지로 오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주사 요법은 통증 조절을 통해 재활과 자세 교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보조 수단에 가깝고, 근본적인 원인 조절을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근력 강화가 필수라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급성기를 지나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에는 재활과 재발 예방이 치료의 무게중심이 된다. 목 주변 심부 근육을 강화해 경추를 안정시키는 운동, 굳은 어깨와 등 상부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스트레칭이 병행될 때 장기적인 통증 조절 효과가 커진다. 작업 환경 측면에서는 모니터와 노트북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고, 스마트폰을 눈높이에 가깝게 들어 사용하는 습관으로 경추 굴곡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30분에서 6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목과 가슴을 펴고 어깨를 뒤로 젖히는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디스크에 가해지는 지속 압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통증을 단기간에 없애겠다는 욕심으로 목을 강하게 꺾거나, 통증 범위를 넘어서 억지로 비트는 과격한 스트레칭은 신경과 관절에 추가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일시적인 개운함과 별개로, 염증이 있는 부위에 반복적인 과부하를 가하면 신경이 더 예민해지고 통증 민감도가 높아져 만성 통증으로 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진이 특히 경계하는 상황은 근력 저하를 동반한 신경학적 결손이다. 신경 압박이 심해지는 단계에서는 팔이나 손의 힘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질 같은 미세 동작 수행 능력이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 이런 객관적 기능 저하는 디스크 탈출 정도가 크거나, 이미 척수와 신경근이 상당 기간 압박을 받아 손상이 진행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경우 단순 약물과 물리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수술적 감압을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치료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차 원장은 통증 부위만을 근거로 병명을 단정하지 말고, 언제부터 통증이 시작됐는지, 어떤 자세와 동작에서 심해지는지, 통증이 목과 어깨, 팔, 손으로 어떻게 퍼지는지, 동반되는 저림과 힘 빠짐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을 조언한다. 영상 검사와 신경학적 진찰, 생활습관 평가를 결합한 정확한 진단이야말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 기간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산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사무직 인구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목디스크 관리가 직장 내 건강 관리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진단·치료 패러다임 속에서 관련 의료기기와 재활 플랫폼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