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몇 시간 만에 구금”…미시간대 풋볼 감독 셔론무어, ‘부적절 관계’ 논란 후폭풍
미국 대학 풋볼 강호인 미시간대학교 풋볼팀에서 감독이 여성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전격 해임된 직후 경찰에 구금되는 일이 발생하며, 대학 스포츠 내 기강과 관리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임 사유와 형사 절차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팀 운영 전반과 선수단 구성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현지시간으로 12월 10일 저녁 무렵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등에 따르면, 미시간대 풋볼팀 감독 셔론 무어(Sherrone Moore)는 이날 학교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미시간주 살린(Saline)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무어는 이후 핏츠필드 타운십 경찰로 신병이 넘겨졌고, 같은 날 밤 기준 와슈터나우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무어에게 적용된 구체적 혐의나 보석금 여부 등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살린 경찰은 현지 언론에 “무어를 찾고 구금하는 데 협조했으며, 현재는 핏츠필드 경찰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고, 핏츠필드 경찰과 교도소 측도 수사와 구금 사유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무어 해임의 직접적인 이유는 한 여성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였다. 미시간대 체육국장 워드 마누엘은 전날 “명백한 정책 위반”이라고 표현하며 무어의 해임을 공식 발표했다. 학교는 익명의 제보를 토대로 내부 조사를 시작했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관련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24시간 이내 확보된 추가 증거가 해임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대학 측은 해당 여성 직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구체적 정황도 밝히지 않고 있다. 무어는 2015년 결혼해 세 딸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생활 문제와 직장 내 관계 설정을 둘러싼 윤리 논란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다만 경찰 구금이 해임 사유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동일 사건인지, 또는 별도의 형사 사건과 관련된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무어는 미시간대 풋볼 프로그램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아 왔다. 그는 2023년에는 짐 하보 감독이 징계로 자리를 비웠을 때 감독 대행을 맡아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지도력 평가를 높였고, 올해 정식 감독으로 승진했다. 2024년에는 2029년까지를 보장하는 연봉 약 6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대학 규정상 ‘사유 있는 해고’로 처리될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 buyout(중도 해지 보상금) 약 1,389만 달러, 우리 돈 약 180억 원 상당의 지급이 상당 부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대학 스포츠에서 대형 감독 계약은 수백억 원대까지 이르는 만큼, 윤리·법규 위반으로 인한 계약 무효 여부는 학교 재정과 프로그램 운영에 큰 변수로 작용해 왔다.
미시간대는 무어 해임 직후 코치진 재편에 돌입했다. 비프 포지(비프 포지 코치)가 임시 감독으로 선임돼 당분간 팀을 맡기로 했다. 문제는 전국 대학 풋볼계에서 감독과 주요 코치진의 이동이 대부분 마무리된 시기라는 점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서 상위권 프로그램 수준에 걸맞은 감독 후보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2026년까지 팀을 이끌 지도자가 미시간 프로그램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도자 교체는 선수단 구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는 감독 해임이나 중대한 프로그램 변화가 있을 경우 선수들에게 30일간 자유 이적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시간대가 공을 들여 영입한 핵심 유망주들, 특히 쿼터백 브라이스 언더우드 등을 포함한 일부 선수들의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향후 30일 사이 이적 시장의 움직임이 미시간대 전력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안은 짐 하보 체제 아래에서 미시간대 풋볼 프로그램 구성원들이 잇달아 경찰 조사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무어는 하보 시절 채용된 여섯 번째 ‘경찰 문제 연루’ 직원으로, 앞서 전 공격 코디네이터 맷 와이스는 해킹과 불법 이미지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일부 코치들은 음주 운전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서 프로그램 내부 기강과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 스포츠는 학교의 이미지와 재정, 지역사회 정체성과도 직결된 영역이다. 이번 사건으로 미시간대 풋볼 프로그램은 단기 성적뿐 아니라 중장기 신뢰도 회복 과제에 직면했다. 수사와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책임 소재와 인사 시스템 개선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학교 측과 당국은 무어의 구금 경위와 내부 규정 위반 여부를 둘러싼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