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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에이전트로 기업용 AI 실전검증…콕스웨이브·오픈AI, 해커톤 연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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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기술이 기업용 인공지능 개발 방식의 전환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손잡고 실전 검증 무대를 연다. AI 플랫폼 스타트업 콕스웨이브가 오픈AI와 함께 내년 1월 20일 멀티 에이전트 기반 기업용 AI 솔루션 개발을 주제로 한 해커톤을 진행한다. 양측은 이번 행사를 한국 AI 개발 생태계에서 멀티 에이전트 기술을 빠르게 확산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모델 제공사와 국내 개발사가 공동으로 워크플로우 수준의 실험을 여는 첫 시도 중 하나로 보고 경쟁력 제고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콕스웨이브는 10일 오픈AI와 공동으로 해커톤 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회는 내년 1월 20일 열리며, 참가팀은 기업 환경에 바로 적용 가능한 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기반 AI 에이전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제를 맡는다. 국내 AI 스타트업 개발자, 기업 AI 부서 엔지니어, 초기 창업자 등이 주요 참가자로 예상된다.  

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는 여러 개의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협력 수행하는 구조를 뜻한다. 예를 들어 한 에이전트는 고객 문의를 분류하고, 다른 에이전트는 사내 데이터 검색을 담당하며, 또 다른 에이전트가 요약과 최종 응답을 생성하는 식으로 작업이 흐름도로 설계된다. 기존 단일 챗봇보다 업무 분업과 검증 단계를 세밀하게 꾸밀 수 있어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해커톤은 이런 구조를 실제 기업용 워크플로우에 얼마나 정교하게 녹여낼 수 있는지를 겨루는 장이 된다.  

 

이번 행사에는 오픈AI 엔지니어가 직접 참여해 기술 교육 세션과 실시간 멘토링을 제공한다. 참가팀은 최신 모델 활용법과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구현 방식 등을 현장에서 전수받고,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모델 활용 전략과 API 설계 관련 질문을 곧바로 검증받을 수 있다. 최종 심사 역시 오픈AI 엔지니어가 맡아 멀티 에이전트 설계의 완성도, 비즈니스 활용성, 확장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해커톤은 집중 개발 세션과 최종 발표를 거쳐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팀에게는 5만달러 상당의 오픈AI API 크레딧이 주어진다. 이는 복수의 기업용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장기간 운영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실제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실험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규모다. 참가자 전원에게 100달러 오픈AI API 크레딧과 챗GPT 연간 구독권이 제공돼, 해커톤 이후에도 각자가 멀티 에이전트 실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참가 신청은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해커톤은 기업용 AI 시장을 겨냥한 실사용 시나리오 발굴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고객 상담 자동화, 사내 지식관리, 문서 처리, 데이터 분석 보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멀티 에이전트 구조가 실제 운영 환경에서 어느 정도 성능과 안정성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사내 데이터 연동형 에이전트, 보안 요구가 높은 환경에서의 워크플로우 설계 등도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멀티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등장했고,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워크플로우 설계 도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오픈AI가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현지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해커톤을 여는 것은 한국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내 규제나 제도 변화와 직접 연결된 행사는 아니지만, 멀티 에이전트 기반 업무 자동화가 확산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 규제, 기업 데이터 거버넌스, AI 활용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논의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업 내 주요 의사결정을 에이전트 워크플로우에 위임하는 수준으로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책임 소재와 검증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IT 거버넌스 논쟁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주원 콕스웨이브 대표는 이번 해커톤이 한국 개발자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한국 AI 개발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기반 솔루션이 실제 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그리고 이번 행사가 국내 AI 생태계의 새로운 협업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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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스웨이브#오픈ai#해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