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평양도서국 ODA 두배 확대"…조현, 서울 장관회의서 장기 파트너십 선언

문경원 기자
입력

정책 협력 확대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과 태평양도서국이 서울에서 맞붙었다. 공적개발원조 확대와 기후·해양 의제 등을 매개로 새로운 외교 지형이 형성되는 양상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 오전 서울에서 열린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 개회사에서 태평양도서국 맞춤형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조 장관은 "올해 한국이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를 2023년 대비 두배로 확대했다"고 밝히며, 태평양도서국의 수요에 부합하는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태평양도서국과의 관계를 단기 지원에 그치지 않는 장기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태평양도서국의 경제·사회 인프라 지원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인적교류 확대까지 포괄하는 협력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는 태평양도서국포럼 회원국 전체와 사무국을 서울로 초청한 첫 외교장관회의다. 17개 태평양도서국포럼 회원국에서 정상 또는 장·차관급 인사가 참석했고, 태평양도서국포럼 사무총장도 자리해 다자 외교 무대의 위상을 높였다. 한국이 태평양도서국포럼 회원국 전원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역내 네트워크 확대와 외교 다변화를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참석자들은 태평양의 회복력, 평화,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회의의 공동 주제로 제시했다. 각국 대표단은 한-태평양도서국 간 개발협력 방향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 해양·수산 자원 관리, 인적교류 확대와 같은 실질 협력 의제를 논의했다. 아울러 역내 안보 환경을 둘러싼 지역 정세와 글로벌 협력 전략도 테이블에 올렸다.  

 

외교부는 회의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의 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태평양도서국을 포함한 역내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외교다변화를 지속 추진하면서, 태평양도서국과의 호혜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단순 지원국을 넘어 책임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설명으로 읽힌다.  

 

정부는 앞으로 후속 고위급 교류와 개발협력 사업 구체화를 통해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의제를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회와 정부는 예산과 제도 정비 논의를 이어가며, 태평양도서국과의 협력이 한국 외교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게 할지 주목된다.

문경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조현#한태평양도서국외교장관회의#태평양도서국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