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모바일 결제로 XRP 바로 산다”…리플, 애플페이·구글페이 연동에 투자 접근성 논쟁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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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30일, 암호화폐 리플 XRP(엑스알피)가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연동을 통해 전 세계 40개국에서 모바일 결제로 직접 구매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트러스트 월렛(Trust Wallet) 기반으로 구현된 것으로, 암호화폐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실제 수요와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국제 금융·가상자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규제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결제 편의성 확대가 장기적인 채택과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 논쟁이 이어지는 맥락에서 발표됐다.  

 

타임스 타블로이드(Times Tabloid)는 암호화폐 뉴스 플랫폼 리플액시티(@RippleXity)를 인용해 리플 XRP가 모바일 결제 옵션을 통해 구매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용자는 트러스트 월렛에서 애플페이 또는 구글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 수단을 선택해 리플 XRP를 포함한 주요 디지털 자산을 신속하게 매수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미국(USA), 영국(UK), 독일(Germany), 캐나다(Canada), 일본(Japan), 호주(Australia),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주요 시장을 포함한 40개국 이상에서 제공되며, 복잡한 거래소 가입과 은행 이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법정화폐를 XRP로 전환할 수 있게 한다.  

리플 XRP, 애플페이·구글페이 연동으로 40개국 접근성 확대
리플 XRP, 애플페이·구글페이 연동으로 40개국 접근성 확대

외신들은 리플 XRP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통해 기관 투자자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 가운데, 이번 모바일 결제 연동이 소매 투자자 기반을 크게 확장할 잠재력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과 모바일 결제를 통한 개인투자자 접근성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유동성과 거래 활동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타임스 타블로이드는 이러한 흐름이 “수십억 명의 잠재 투자자에게 디지털 자산을 노출시키는 계기”라며 XRP 생태계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만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복잡한 은행 이체 절차를 꺼렸던 잠재 투자자들이 모바일 결제를 계기로 시장에 유입되면 거래량과 유동성이 늘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이 같은 전망이 “모바일 결제 연동이 실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전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유동성 축소, 고금리 기조,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 등 변수는 신규 투자자의 진입을 제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우려는 투자 심리와의 괴리다. 결제 수단이 편리해져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적극 매수할 만큼 심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제 인프라 확충이 곧 거래량 증가나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기 어렵다. 일부 전문가들은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곧바로 장기 보유 수요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며, 단기 투기성 거래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경고는 XRP 생태계에서 기존 참여자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거나, 가격 변동성만 확대되는 부작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리플 XRP의 전략적 행보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통적인 중앙화 거래소 가입 절차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 옵션은 규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같은 빅테크 기반 결제망에 연동되면서 리플 XRP가 일반 소비자와 일상 결제 생태계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상징적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리플 XRP의 가격 형성은 여전히 광범위한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방향과 비트코인(Bitcoin) 가격 추세에 크게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각국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움직임, 증권성 논란, 국제 자금세탁 방지 기준 강화 같은 구조적 리스크는 XRP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를 제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매 과정이 쉬워졌다는 이유만으로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변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소지도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모바일 결제 연동은 리플 XRP가 일반 대중에게 더 친숙한 금융 상품으로 다가가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접근성 개선이 시장 성장과 유동성 확대를 뒷받침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실제 거래량과 시장 지위 강화 여부는 향후 글로벌 매크로 환경 개선과 규제 명확성, 실질적인 사용처 확대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사회와 금융 당국,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가 리플 XRP의 장기적인 채택률과 글로벌 금융 내 입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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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애플페이#구글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