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방산 통합법인 출범 후 숨 고르기…HD현대중공업, 단기 조정에도 중기 성장 스토리 부각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으로 통합 조선사가 공식 출범한 이후 HD현대중공업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치며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이벤트를 전후해 급등과 조정을 반복한 뒤 현재는 직전 고점 대비 눌림 구간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조선·방산 양축 성장 전략과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중기적인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수주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 방산 확장 전략이 어느 속도로 실적에 반영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1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HD현대중공업 주가는 510,000원으로 전일 대비 4.67% 하락 중이다. 최근 한 달(11월 3일~12월 1일) 동안 종가는 607,000원에서 510,000원으로 약 16% 내려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같은 기간 고가는 635,000원, 저가는 496,500원으로, 합병 기대가 단기에 강하게 반영된 뒤 차익 실현과 단기 수급 부담이 겹치며 넓은 변동 폭을 보였다. 다만 6개월 기준으로는 405,500원에서 510,000원 수준까지 약 26% 상승해 조선·방산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한 중장기 우상향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특징주 분석] 합병 법인 공식 출범에… HD현대중공업 조선·해양플랜트 관련주 모멘텀 재부각](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1/1764570913774_127061019.jpg)
기술적 지표를 보면 12월 1일 기준 단기·중기 이동평균선이 모두 주가 상단에 위치해 조정 국면이 뚜렷하다. 최근 5일선은 약 540,200원, 20일선은 약 553,700원, 60일선은 약 536,800원으로 추산되며 현재가는 세 개의 주요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약 35만주로 6개월 평균 약 26만주를 상회해 통합 법인 출범 이벤트 이후 매수·매도 공방이 모두 집중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 물량과 이벤트 드리븐 매매가 맞부딪히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방향성이 엇갈렸다. 제공된 11월 21~28일 구간을 보면 외국인은 11월 26일 하루에만 14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는 등 해당 기간 합산 기준 약 14만주 안팎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약 23만주가량 순매도에 나서며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병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기간 주가는 합병 기대 선반영 이후 단기 조정을 거친 뒤 외국인 매수 강화 구간에서 반등을 시도하는 패턴을 보였다. 증권가는 향후에도 외국인 수급이 단기 주가 탄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동일 업종 내 상대 평가를 보면 HD현대중공업의 대형주 위상이 부각된다. 일간 등락률은 이날 기준 -4.67%로 한화오션 -2.69%, HD한국조선해양 -2.44%, 삼성중공업 -1.73%, HD현대미포 보합에 비해 하락 폭이 다소 컸다. 그럼에도 시가총액은 약 45조3천억원 수준으로 한화오션 약 32조1천억원, HD한국조선해양 약 28조3천억원, 삼성중공업 약 21조3천억원, HD현대미포 약 8조9천억원을 크게 웃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9위에 올라 있으며 상장주식수는 8,877만여주로 유통 물량 역시 대형주 그룹에 속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11.16%로 HD한국조선해양 32.65%, 삼성중공업 30.89%, HD현대미포 22.51%보다는 낮지만 한화오션 10.07%보다는 높아 대형 조선주 가운데 중간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재무·수익성 지표에서는 구조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매출액은 2022년 9조4,455억원에서 2023년 11조9,639억원, 2024년 14조4,865억원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16조8,452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2022년 -2,892억원 적자에서 2023년 1,786억원 흑자로 전환된 뒤 2024년 7,052억원, 2025년 2조689억원 수준까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2년 -3.2%에서 2024년 4.87%, 2025년 12.28%로 개선될 것으로 제시돼 조선 사이클 회복과 수익성 체질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ROE 지표도 2022년 -6.47%에서 2024년 11.39%, 2025년 22.27%로 상향 추세를 보이며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HD현대중공업의 PER는 동종 업종 비교 기준 약 35배 수준으로 한화오션 약 26.5배, HD한국조선해양 약 14배, HD현대미포 약 27배보다는 높은 편이다. 삼성중공업 약 60배보다는 낮아 업계 중상위권에 위치한다. PBR은 약 1.95배로 HD한국조선해양 4.47배, 삼성중공업 8.19배, HD현대미포 3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높은 ROE 전망에도 불구하고 자산가치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수익률은 0.41%로 낮아 배당 투자 매력은 크지 않고 성장 스토리에 초점이 맞춰진 종목으로 분류된다. 부채비율은 2024년 기준 239.93%로 다소 높은 편이나 유보율이 900%를 상회하고 당좌비율이 개선되는 추세여서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 산업 특성을 감안할 때 재무 건전성은 관리 가능한 범위라는 진단이 제시된다.
중·장기 성장 스토리의 출발점은 합병 완료와 통합 법인 출범이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중형선과 대형선을 모두 아우르는 세계 최대급 조선사로 재편됐다. 회사는 공정·설계·조달 등 전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아울러 2035년까지 매출 37조원, 방산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제시하며 단순한 체급 확대를 넘어 방산·친환경·디지털·자율화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조선업 재편 흐름 속에서 한국 조선의 시장 지위를 유지·확대하기 위한 동시에 방어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전략 카드로 평가된다.
통합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주 전략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합 법인은 컨테이너선, LNG선, 특수목적선 등 핵심 선종에서 설계와 R&D, 영업 자원의 중복을 줄이고 표준화를 가속해 원가 절감과 납기·품질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를 노리고 있다. 북극항로 확대와 해상 물류 다변화, 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쇄빙선, 특수선, 친환경 연료 추진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확장과 기술 내재화가 밸류에이션 상향 요인으로 해석된다. 11월 들어 국내 조선사들의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가 이어지면서 수주잔고의 매출 전환 가시성이 높아진 점도 실적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방산 부문 강화 전략은 변동성을 키우는 또 다른 축이다. 회사는 기존 조선 역량에 도크·설비·인력을 결합해 해군 함정, 특수선, 해양플랜트 기반 방산 매출을 장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한미 조선·방산 협력 프로젝트로 거론되는 마스가 대응과 해군 함정, 정비·정밀·수리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 현금 흐름과 수익원 다변화를 동시에 모색하는 방향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 핵심 관련주이자 방산·특수선·친환경 선박 테마를 아우르는 복합 성장주로 재분류되는 분위기다. K-방산 수출 확대 흐름과 맞물릴 경우 중장기 성장 프리미엄이 추가 반영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과거 조선소 사망사고와 관련한 경영진의 법적 책임 논의가 이어지며 산업안전과 ESG 관리 체계 강화 요구가 커지는 점은 향후 비용 구조와 현장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합병 이후 통합 IT·조달·생산 시스템 정렬과 조직 문화 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 비효율과 마진 변동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운임·선가 조정, 원자재·기자재 가격 변동, 환율 변동성 등 외부 변수 역시 대규모 설비 산업 특성상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뉴스와 테마 관점에서 HD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 대표주이자 방산 테마주, 친환경 선박 관련주로 동시에 언급된다. 최근 한 달 주요 뉴스 흐름은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과 2035년 매출·방산 목표 제시에 집중돼 있고, 컨테이너선·LNG선 대형 수주 소식이 이를 보강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NAVER, 카카오, POSCO홀딩스 등 지수 대표 성장주와 비교하면 HD현대중공업은 아직 코스피 전체를 끌어올리는 시장 주도주라기보다는 업종 내 비중 확대가 진행되는 조선·방산 대표 대형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일 업종 비교 분석에서는 영업이익 증가율과 ROE에서의 강점과 밸류에이션 부담, 기회 요인이 함께 나타난다.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증가율과 ROE는 동종 업체 평균을 상회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PER는 업계 중상위권으로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반면 PBR은 일부 동종 대형주보다 낮아 자산가치 대비 과도한 버블 구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향후 수주잔고의 매출·이익 전환 속도와 방산·특수선 매출 비중 확대가 실적으로 확인될 경우 현재 수준의 PER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밸류 재평가가 이뤄질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망과 투자 전략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합병 이벤트 소화 과정에서의 조정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주가는 최근 한 달 저점대인 50만원 안팎에 근접해 있어 이 구간이 지지될 경우 20일선과 직전 반등 구간인 54만~56만원대 재진입을 시도할 수 있는 위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대로 50만원선이 이탈될 경우 48만원대 이하로의 추가 조정과 함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기적으로는 6개월 우상향 추세 속에서 조선 업황과 친환경 선박 발주, 방산 수주, 합병 후 통합 효과의 실적 반영 속도가 주가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수주에서 매출, 이익으로 이어지는 체인의 현실화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제시된 목표주가 729,765원과 현재가를 감안하면 이론상 상승 여력은 40%대 중반 수준으로 계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방산·조선 사이클과 글로벌 거시 변수에 따른 변동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조선소 안전사고와 ESG 규제 강화, 방산 프로젝트의 인허가·납기 지연 가능성,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선가 조정, 환율·원자재 가격 급변 등은 모두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에 따른 급등·급락보다는 중장기 수주·실적 추세와 재무 건전성,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중심에 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조선·방산 발주 흐름과 글로벌 경기 지표, 환율 움직임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재평가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