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PBM 등재에 영업익 1조 클럽 눈앞… 셀트리온, 합병 시너지 기대에 밸류 재평가 주목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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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주가가 미국 처방약급여관리업체 PBM 등재와 사상 최대 배당 결정에 힘입어 18만 원대에서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전망이 부각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완화되는 가운데, 기관의 저가 매수세까지 더해져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05% 상승한 18만6,8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17만2,800원까지 밀린 뒤 완만한 반등세를 보이며 18만 원 선에 재진입한 이후, 최근 10거래일은 18만 원 중반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4일에는 장중 19만6,100원까지 상승해 20만 원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차익 실현 물량에 밀리며 이동평균선 밀집 구간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면이다.

셀트리온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셀트리온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은 미국 시장 모멘텀과 주주환원 정책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앱토즈마가 최근 미국 5대 PBM 중 하나인 시너지 컬렉티브 처방집에 등재되면서, 북미 시장 매출 가시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 주주환원 결정이 더해지며, 연말 배당 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기준 기관은 7만2,553주를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10만672주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계 창구 가운데 제이피모간이 5만3,581주 매도 상위에 포착되면서 차익 실현성 매물이 주가의 상단을 누르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달 17일 21.7%에서 현재 21.3%로 소폭 낮아졌다. 다만 기관이 11월 말 이후 꾸준히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물량을 기관이 받아내는 손바뀜 구간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43조1,435억 원 수준으로 코스피 13위에 올라 있는 대표 바이오 대형주다. 다만 2024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46%에 그쳐 삼성바이오로직스 14.02%, SK바이오팜 63.41% 등 동종 업계 주요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낮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이후 2025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실적과 수익성 지표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실적 전망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줄이는 핵심 재료로 꼽힌다. 컨센서스 기준 셀트리온의 2024년 예상 영업이익은 4,920억 원 수준이지만, 2025년에는 1조98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약 101배로 평가된 PER은 2025년 52배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고밸류 논란이 완화되면서 성장성과 비교한 상대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당순이익 EPS도 2024년 1,787원에서 2025년 3,583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익 체력의 레벨업이 점쳐진다.

 

미국 시장 공략과 생산능력 확대 전략도 중장기 성장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셀트리온은 주력 바이오시밀러인 짐펜트라와 앱토즈마의 미국 PBM 등재를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있다. 미국 의약품 유통 구조상 PBM 처방집 등재가 대규모 매출 확대의 필요조건인 만큼, 시너지 컬렉티브에 이어 추가 PBM과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미국 매출이 가파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시에 셀트리온은 국내 인천 송도 공장 증설과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 송도 제3공장은 공정률 55%를 넘어섰으며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한다. 미국 현지 법인에는 추가 자금을 투입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으로는 설비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위탁개발생산 CDMO 사업 확장과 제조원가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필수 투자로 평가된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18만 원 선 지지 여부와 20만 원 재돌파를 주요 분기점으로 본다. 18만 원대에서 수급이 안정되면 연말 배당을 염두에 둔 기관·개인 매수세가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적으로는 지난달 고점인 19만6,000원대를 상향 돌파해 20만 원 안착에 성공할 경우, 합병 시너지와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한 추세 전환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변동성 요인도 적지 않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경우 성장주인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단기 현금흐름 악화 가능성과 외국인 매도세 장기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 부담도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지목된다. 셀트리온이 2025년 1분기부터 실적 개선 흐름을 실제로 입증할 수 있을지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 속도와 폭이 좌우될 전망이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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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앱토즈마#p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