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만에 다시 워싱턴”…위성락, 루비오와 관세협상 조율 본격화
무역 관세를 둘러싼 한미 협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관세 부과 시한을 2주 앞둔 20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워싱턴DC로 전격 출국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한 양국 간 외교 무대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실은 위성락 실장의 경우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으나, 여권 핵심 인사는 "위 실장이 워싱턴행을 선택한 것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번 방미는 위성락 실장이 6일부터 9일까지 워싱턴을 다녀온 직후 불과 11일 만에 연이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위 실장은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직접 만나 한미 통상현안, 투자, 안보 전반에 걸쳐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8월 1일을 이정표로 미 측이 관세 부과를 시사한 가운데, 위성락 실장의 재방미는 양국 고위급 접촉을 통해 관세 협상에 결정적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 구윤철 장관의 다음 주 미국 방문과 조현 외교부 장관의 이달 말 방미 추진도 조율 중이다. 새로 임명된 외교·통상 수장들의 잇따른 움직임은 한미 양국 협상 채널 전방위 가동 신호라는 평가가 야권과 외교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위 실장의 선제적 행보는 본격화되는 '올코트 프레싱' 협상 구도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첫 방미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 위성락 실장은 “통상이나 투자, 구매, 안보 등 전반에 대한 논의를 종합적 패키지로 다루자는 제안을 했고, 루비오 장관도 공감을 표시했다”며 양측이 일괄타결식 패키지 논의에 공감대를 이뤘음을 시사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방미에서도 위 실장과 루비오 장관이 관세 및 비관세 장벽과 한미동맹 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실질적 합의점을 도출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관세 타결 여부를 넘어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속된 실무진 방미와 고위급 채널 가동이 정상회담 논의 본격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외교 현안이 관세 협상을 기점으로 일괄 조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미관계의 향후 방향성에 시선이 쏠린다. 향후 구윤철 장관과 조현 장관의 방미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이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할지, 혹은 추가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