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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이 직접 꽃꽂이·베이킹”…유한양행, 체험형 봉사로 지역 돌본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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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이 제약바이오 업계 ESG 경영의 한 축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유한양행이 임직원 참여형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어르신과 아이들을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 기부를 넘어 직원 교육과 복지, 지역사회 보건 격차 완화까지 동시에 겨냥한 상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업계가 추구하는 지속가능 경영 모델의 한 사례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특히 제약사가 보유한 신뢰도와 조직력,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돌봄 공백과 정서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는 구조여서 향후 타 기업 확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한양행은 13일 사내 봉사조직인 원예 봉사단과 버들바게트 봉사단이 올해 계획한 봉사활동을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두 봉사단은 3월부터 서울 및 인근 지역의 어르신과 아동을 대상으로 정서적 지원과 식생활 보조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회사는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정기 프로그램 기반의 체험형 봉사로 설계해 임직원의 참여도와 현장 체감 효과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원예 봉사단은 독거노인 정서지원을 목적으로 한 조직이다. 전문 플로리스트 강사와 함께 꽃꽂이, 다육이 화분 만들기, 리스 제작 등 다양한 원예 프로그램을 운영해 임직원들이 직접 작품을 완성하도록 돕는다. 직원들은 두 달에 한 번 점심시간을 활용해 봉사에 참여했으며, 완성된 꽃과 화분은 연계된 지역 복지기관을 통해 그 달 생일을 맞은 어르신에게 전달됐다. 올해 한 해 총 80여 명의 어르신에게 작품 선물이 돌아갔다.

 

버들바게트 봉사단은 제과제빵 전문 파티셰와 협력해 어르신과 지역 아동에게 제공할 건강한 베이커리 간식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임직원들은 반죽부터 성형, 베이킹까지 전 공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봉사에 참여했고, 해당 활동은 분기별로 퇴근 이후 시간대를 활용해 운영됐다. 올해 제작된 빵과 과자는 200명이 넘는 어르신과 아동에게 전달됐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간식 수급이 취약한 계층의 간단한 영양 보완과 함께 정서적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가도 나왔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유한양행은 두 봉사단을 사내 자원과 외부 전문 인력을 결합한 ESG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지역 원예 전문가, 파티셰, 복지기관 담당자와의 협업 구조를 통해 각 지역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여기에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단순 기부 중심의 CSR에서 벗어나, 직원 체험과 교육, 지역사회와의 장기 관계 구축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사회공헌 전략을 고도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고령사회, 만성질환 관리, 지역 보건 격차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의약품 공급을 넘어 돌봄과 정서 지원을 포함한 통합 헬스케어 접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유한양행의 이번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의료 서비스가 아닌 생활 밀착형 지원이라는 점에서, 병원 방문 전 단계의 건강 관리와 사회적 고립 완화라는 관점에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독거노인과 아동은 영양 불균형과 우울감, 돌봄 공백에 취약한 계층으로, 제약사의 브랜드 신뢰도를 활용한 정기 프로그램이 예방적 차원의 사회보건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ESG 전략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봉사를 확대하는 추세다. 다국적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생산시설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한 영양·위생 교육, 식품 키트 지원, 정서 치유 프로그램 등을 병행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상당수 프로그램이 캠페인형이나 단기 프로젝트에 머무르는 한계가 지적되는 가운데, 유한양행처럼 임직원의 상시 참여 구조를 갖춘 체험형 봉사는 내부 조직문화와 지역 신뢰를 동시에 축적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규제 측면에서 직접적인 법적 인센티브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ESG 공시 확대, 사회적 가치 평가 지표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 세제 혜택, 혁신형 제약사 인증 등과 더불어 지역사회 기여도가 종합적 평판과 파트너십 형성에 영향을 주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어, 이러한 자발적 봉사가 중장기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역사회의 전문가들과 연계해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어 봉사활동의 의미가 깊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전략이 기술 개발과 공급망 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사회 일상과 결합한 돌봄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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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원예봉사단#버들바게트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