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본 학계서 한일관계 발언해온 학자”…이영채, 주오사카총영사로 임명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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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를 둘러싼 외교 현안이 쌓인 가운데 외교부가 일본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학자를 공관장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일본 학계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견해를 꾸준히 밝혀온 이영채 게이센여학원대 교수가 주오사카총영사로 임명되면서 한일 간 외교 지형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외교부는 17일 공관장 인사 내용을 발표하며 주오사카총영사에 이영채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주오사카총영사는 일본 서부 지역을 관할하며 재외국민 보호와 지역 지자체·경제계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하는 요충지로 꼽힌다.

이영채 오사카 총영사 사진제공=이영채
이영채 오사카 총영사 사진제공=이영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일본 내 학계에서 쌓아온 이 총영사의 전문성과 인맥을 높이 평가해 해당 자리에 발탁했다. 정부가 직업 외교관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특임 공관장으로 기용한 것은 대일 외교의 접점을 넓히고 현장 감각을 강화하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영채 신임 총영사는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일관계, 동아시아 정치 등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학계 활동과 더불어 일본 사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정치·외교 이슈를 한국 사회에 전달해 온 인물로, 복잡한 역사 문제와 양국 간 갈등 사안을 두고 학자로서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한일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일본 현지의 여론과 정치 상황을 분석하며 관계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발언을 지속해왔다. 일본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나 양국 간 갈등 국면에 대해 현지 시각을 기반으로 설명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오사카 총영사로서도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총영사는 언론과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도 쌓았다. 그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일본 정세와 한일 간 외교 쟁점을 해설했다. 특히 한일관계 현안이 부각될 때마다 일본 내부 논의와 분위기를 전달하며 한국 시청자들에게 일본 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가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일본 현장 전문가를 오사카 공관장에 임명한 것은 정책 기조 변화의 신호로도 읽힌다. 그동안 정부는 한일 갈등 관리와 경제·인적 교류 확대를 병행하는 전략을 취해왔는데, 일본 학계와 시민사회에 뿌리를 둔 인사를 전면 배치해 민간 외교와 지자체 교류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 인사가 한일관계 복원 과정에서 새로운 접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공관 운영 경험이 없는 학자 출신 공관장이 얼마나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제기된다. 재외국민 보호, 영사업무, 경제·문화 교류 지원 등 실무 역량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지역 경제인 네트워크, 한류·문화 교류 등 실무 현안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사카 총영사관의 역할도 단순 행정 지원을 넘어 지역 차원의 외교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어,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공관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외교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일본 서부 지역에서의 재외국민 보호와 경제·문화 교류, 지자체 간 협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향후 대일 외교 전반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학계와 시민사회 인사를 포괄하는 인선 기조를 확대할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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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채#외교부#주오사카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