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명청 대결 구도 본격화”…문정복·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 보선 출마 선언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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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과 정청래 대표 체제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이른바 ‘명청’ 구도가 선명해지면서, 내년 1월 선거가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 사이 힘겨루기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측 인사인 문정복 의원과 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 조직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문정복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보선에 나가게 됐다”고 말하며 출마 뜻을 밝혔다. 이성윤 의원 측도 같은 날 공지를 통해 “이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 기간인 15일부터 17일에 맞춰 각각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명계와 정청래 대표 측이 정면으로 맞붙는 ‘명청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선거가 단순한 지도부 보완이 아니라, 당 운영 방향과 대표 리더십을 둘러싼 본격적인 세력 대결로 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명계의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과, 친명계 원내외 모임인 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앞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출마 선언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를 겨냥해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권 초반에 당이 대통령 국정 기조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정 대표 지도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친명계 내부에서는 추가 후보 카드도 거론된다. 강득구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는가 하면, 정청래 대표 측에서는 임오경 의원이 선거판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이처럼 각 계파에서 복수 후보를 검토하면서, 최고위원 보선이 사실상 미니 전당대회 수준의 세 대결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번 선거는 내년 8월까지의 잔여 임기를 채울 최고위원 3명을 선출하는 보궐선거다. 그러나 최근 1인1표제 도입 논의가 좌초된 과정과 맞물려 정청래 대표에 대한 재신임 성격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친명계는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당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른바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에 따라 친명계는 최고위원 보선을 계기로 지도부 개편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정청래 대표 측은 반대로 안정적인 현 대표 체제 유지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정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은 문정복 의원과 이성윤 의원 출마를 교두보 삼아, 최고위원 3석 중 다수 확보를 목표로 세를 결집하는 분위기다.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 측이 일정 수준 이상의 의석을 지켜낼 경우, 이재명 정권 초반에도 당 운영 주도권을 상당 부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계파별 구도가 뚜렷해질수록 당내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가 협력 구도를 재정비하지 못할 경우, 향후 국정 과제 추진과 야권 연대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동시에 최고위원 보선 결과에 따라 당내 의사결정 구조와 공천 룰 논의 등에서도 힘의 균형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향후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선거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 1월 11일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다가올수록 계파 간 연대와 후보 단일화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최고위원 보선을 계기로 이재명 정권 초반의 당·정 관계를 재정립할지, 아니면 계파 갈등이 한층 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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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이재명#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