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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환율 부담에 증시 박스권”…코스피 2,588 제한적 상승, 코스닥 하락세 지속
경제

“1,400원 환율 부담에 증시 박스권”…코스피 2,588 제한적 상승, 코스닥 하락세 지속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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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바람이 증시를 스쳤지만, 환율의 벽은 의연하게 선을 그었다. 코스피는 1,400원대 환율 압박에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듯 했고, 코스닥은 가라앉는 곡선을 그리며 아침을 맞았다.

 

9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2,588선에서 제한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전거래일보다 8.56포인트, 0.33% 오른 2,588.04에 머물렀다. 상승은 이어졌으나, 그 폭은 넓지 않았다. 4거래일 연속 이어진 상승에도 시장은 망설임을 감추지 못했고, 투자자들은 한층 조심스러운 시선으로 움직임을 지켜봤다.

코스피 2,588 제한적 상승…원/달러 환율 1,400원대 부담에 코스닥 하락
코스피 2,588 제한적 상승…원/달러 환율 1,400원대 부담에 코스닥 하락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2원 오른 1,404.8원으로 출발했다. 미국 달러의 강세와 맞물린 원화 약세가 투자심리의 발목을 잡았다. 개인 투자자가 428억 원, 외국인이 47억 원을 유입했으나, 기관은 467억 원의 매도 우위로 방향을 달리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의 2,930억 원 순매수가 눈에 띄었다.

 

국제 정세는 한 줄기 희망을 품게 했다. 미국과 영국이 자동차, 철강, 에너지 등 주요 품목을 두고 관세와 시장 개방을 약속한 가운데, 뉴욕증시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은 추가 무역협상 난이도, 환율 흐름에 더 중심을 두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국과의 협상은 완화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은 한층 더 까다로울 것”이라 내다봤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온기가 섞인 혼돈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전일과 같은 선에서 움직임을 멈췄지만, SK하이닉스 0.89%, 현대차 2.62%, 기아 2.85% 등은 강세를 보였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0.47%, 한화오션 0.87%, LG에너지솔루션 1.53%, KB금융 2.54%, 메리츠금융지주 2.31% 등은 약화된 흐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 1.24%, 운송장비 1.46%, 통신 0.55% 등 일부 영역에서 기대감이 번졌으나, 의료정밀 업종은 3.34% 하락하며 그늘을 드리웠다. 금융 업종도 약보합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닥 시장은 더욱 예민한 반응을 드러냈다. 오전 9시 21분, 코스닥 지수는 0.58% 내린 725.37로 집계됐다. 개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으나, 매도세 확산에 이내 하락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33억, 321억 원을 내다팔았고, 개인은 1,176억 원을 담아냈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 2.50%, 에코프로 1.39% 등도 내림세를 나타냈고,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클래시스 역시 약세 흐름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파마리서치 1.78%, HLB 0.70%, 에스엠 0.33% 등 일부 종목은 소폭 상승했다.

 

국제 무역 이슈와 환율의 움직임이 단기적인 변동성에 촘촘하게 불을 지핀 하루다. 투자자들은 10일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 간 스위스 무역회담, 그리고 흔들리는 환율 시세에 놓인 위험과 기회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불확실성의 파고가 높아지는 오늘, 현명한 대처와 신중한 준비가 더욱 요구된다. 다음 주요 글로벌 협상 결과와 외환시장 동향이, 앞으로 시장의 흐름을 다시 한 번 가늠하게 할 전망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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