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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IV 증오의 군주 공개…블리자드, 라이브서비스 전환 가속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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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앤드 슬래시 액션RPG 디아블로IV가 두 번째 확장팩 증오의 군주를 통해 본격적인 장기 라이브서비스 체제로 고삐를 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더 게임 어워드 2025 무대에서 신규 확장팩을 발표하며, 대규모 전리품 시스템 개편과 신규 지역 스코보스, 두 가지 신규 직업을 앞세워 이용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신규 직업과 콘텐츠 묶음 패키지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전리품 필터와 호라드림의 함 같은 편의 기능을 강화한 조치가 라이브서비스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디아블로IV 차기 확장팩 증오의 군주는 2026년 4월 28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다. 이번 확장팩에는 성역 세계관의 향후 서사가 달린 신규 캠페인과 신규 지역 스코보스, 두 가지 신규 직업, 끝없는 도전 콘텐츠를 포함한 게임플레이 구조 개편이 담겼다. 더 게임 어워드 무대에서 풀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공개됐고, 발표와 동시에 예약 구매도 시작됐다.

기술적으로는 전리품 처리와 캐릭터 성장 구조가 가장 크게 바뀐다. 블리자드는 전리품 필터 기능을 도입해 원하는 등급과 옵션의 아이템만 화면에 표시되도록 하고, 아이템 보관과 관리의 허브 역할을 하는 호라드림의 함을 추가해 인벤토리 피로도를 줄였다. 세트 보너스 개념을 계승한 영물 시스템도 도입된다. 영물은 특정 세트 조건을 달성하면 강력한 추가 효과를 제공하는 장치로, 기존 전설 위주 빌드보다 조합 수를 늘려 캐릭터 빌드 다양성을 넓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장 곡선과 엔드게임 설계도 재구성했다. 전쟁 계획 시스템은 캐릭터의 성장 경로를 플레이어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일종의 메타 성장 트리로, 특정 콘텐츠 유형이나 지역, 보스 공략 방향에 따라 보상을 차별화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악몽 던전, 지옥물결 등 반복형 콘텐츠 위에 끝없는 도전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높은 난이도에 장기적으로 도전하는 하드코어 이용자층을 겨냥했다. 동시에 낚시처럼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형 콘텐츠를 더해, 고강도 전투와 휴식형 플레이를 번갈아 즐기는 이용자 경험 설계를 시도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핵심 요소인 직업 선택지 확대가 주목된다. 예약 구매자는 신규 직업 성기사를 정식 출시 전부터 곧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 성기사는 근접 전투와 방어, 신성 속성을 활용하는 클래식 탱커이자 하이브리드 역할군으로 알려져, 기존 야만용사와 강령술사, 드루이드 및 원거리 직업과의 파티 시너지를 노린 설계로 보인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두 번째 신규 직업은 4월 정식 출시 시점에서 세부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신규 지역 스코보스는 기존 나한투와는 다른 기후와 지형, 몬스터 생태계를 갖춘 해안·도시 혼합 구조로 소개됐다. 새로운 몬스터 군단과 보스, 파벌 퀘스트 라인이 배치되며, 성역 세계관의 증오의 군주를 둘러싼 갈등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블리자드는 스코보스와 나한투를 포함한 여러 지역을 수평적으로 오가며 성장할 수 있도록 콘텐츠 배치를 조정해, 특정 구간에서의 파밍 지루함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는 번들 전략이 강화됐다. 증오의 군주는 모든 에디션에 첫 확장팩 증오의 그릇을 포함해 제공된다. 신규 또는 복귀 이용자가 기본 게임과 첫 확장팩, 두 번째 확장팩까지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도록 구성해, 진입 시점에 따른 콘텐츠 격차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딜럭스 에디션과 얼티밋 에디션에는 애완동물과 탈것, 방어구 묶음 상품, 꾸미기 아이템, 게임 내 화폐인 백금화 등이 포함돼, 수집형 콘텐츠와 외형 꾸미기를 중시하는 코어 이용자를 겨냥했다.

 

예약 구매자 보상도 서비스 연동 전략이 두드러진다. 성기사 즉시 플레이 권한과 함께 보관함 탭 1개, 추가 캐릭터 슬롯 2개가 제공된다. 여기에 내년 3월 3일 출시 예정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장식 아이템 3개를 지급해, 블리자드 전체 유니버스를 넘나드는 교차 이용을 유도했다. 자사 IP 간 크로스 보상을 통해 게임 간 체류 시간을 늘리고, 계정 단위의 장기 구독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새로운 신규 이용자 패키지인 디아블로IV 증오의 시대 컬렉션도 공개됐다. 이 컬렉션은 디아블로IV 기본 게임과 두 편의 확장팩을 모두 포함해, 처음 진입하는 이용자도 최신 확장팩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용자는 새로 공개된 성기사와 이전 확장팩에서 추가된 혼령사를 포함해 총 8가지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나한투와 스코보스 등 다양한 지역을 순차적으로 탐험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초기에 흩어져 있던 판매 패키지를 통합해 콘텐츠 구성을 단순화한 것이, 장기 라이브게임의 이용자 확보 비용을 낮추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라이브서비스 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디아블로IV의 이번 행보는 게임 운영 방식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전리품 시스템 개편과 성장 구조 조정, 무한 도전 콘텐츠 추가는 이용자 유지율과 과금 전환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여기에 크로스 IP 보상과 컬렉션 패키지 제공은 플랫폼 락인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다른 대형 게임사들이 채택해 온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한 게임 산업 연구자는 디아블로IV 증오의 군주가 공개된 데 대해 확장팩 출시 주기와 콘텐츠 개편 폭이 라이브서비스 RPG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존 전리품과 성장 구조가 가진 피로도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확장팩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확장팩이 디아블로IV를 장기 서비스 플랫폼으로 안착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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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디아블로iv#증오의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