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빅테크 자본 순환 가속”…엔비디아·오픈AI 등 교차 투자, 거품 우려도 확산
현지 시각 22일, 미국(USA)의 주요 AI 빅테크 기업들이 역대급 규모의 교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내용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수십억~수천억달러 규모의 상호 커넥션을 강화하며 AI 산업 초고속 성장과 함께 거품 가능성도 낳고 있다는 평가다.
WSJ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최근 1천억달러에 달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대량 구매하고,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인프라 확장에 투자해 매출과 자본이 선순환하는 거래 형태를 띤다. 이 같은 교차 투자는 전통적 ‘밴더 파이낸싱’ 방식과 달리 직접 대출이 아닌, 동종 기업 간 매출과 지분, 클라우드 용량 등을 맞물려 돌린다는 특징을 보인다.

AI 인프라에 대한 경쟁적 투자 열기는 오픈AI가 오라클의 컴퓨팅 파워도 3천억달러에 구매하기로 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는 오픈AI가 콜옵션 형태로 AMD 지분을 대량 매입할 수 있게 해주며, 대신 수백억달러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엔비디아가 5%가량 지분을 가진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칩 공급과 미매각 클라우드 용량 매입 보증 등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됐으며, 코어위브의 최대 고객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투자와 칩 구매 등 여러 갈래로 생태계 내 교차 관계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오픈AI,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AMD, 코어위브 6개 기업이 수요·지분·매출을 서로 맞물려 거래하며, 인프라 확장과 생태계 구축에 재투자하는 ‘순환 거래’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모건스탠리가 ‘스파게티 접시’에 비유할 정도로 AI 자본시장의 네트워크가 복잡해졌다고 WSJ는 평가했다.
그러나 AI 산업의 실질적 수익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자본이 한꺼번에 쏠리며, 과거 닷컴 버블과 비슷한 거래 구조를 띨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WSJ는 “AI 분야 기술 패러다임 전환기에 핵심 기업들이 기반 경쟁에 앞서가고 있다”면서도 “실질적 현금흐름 확보가 지연될 경우 교차 거래의 위험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순환성은 업황 호조기에는 선순환 효과로, 하락장에서는 연쇄 악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민간 투자가 AI 생태계 고도화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기업별 수익 모델 확립 전 순환 거래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교차 투자가 AI 산업의 지속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와 금융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