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관심과 지원 요청”…이재명, IOC 위원장과 체육 외교 행보

정치와 국제 스포츠 외교가 만났다. 이재명 대통령과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용산에서 마주 앉으며 한국 체육 외교가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 국제 스포츠 기구와의 협력 확대를 둘러싼 셈법이 한국 체육계와 정계 전반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했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지난 3월 IOC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2025 세계도핑방지기구 총회 참석을 위해 전날 부산 벡스코를 찾으면서 방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접견 자리에서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한 IOC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오랜 기간 IOC를 이끄실 텐데 세계 체육의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IOC와의 협력 강화를 공식 요청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코번트리 위원장의 이력도 언급했다. 짐바브웨 출신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이자 IOC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 첫 아프리카 대륙 출신 위원장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위원장님의 위대한 삶의 역정도 응원한다”고 전했다. 체육인으로서의 성취와 상징성을 동시에 평가하며 개인적 친밀감을 높이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과거 방한 경험을 꺼내며 화답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다”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한했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올림픽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한국 스포츠 역량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대목이다.

이어 코번트리 위원장은 향후 협력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저희가 국제 스포츠계를 위해, 또 한국을 위해 협력할 기회가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과 IOC 간의 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도핑 문제 대응, 국제 대회 유치, 선수 보호 제도 등 다층적인 협력 의제가 후속 논의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접견에는 국내 체육 정책과 현장을 대표하는 인사들도 자리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동석해 정부와 체육계 차원의 협력 구상을 함께 논의했다. 체육 외교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IOC와의 네트워크 강화가 향후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와 국격 제고에 직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부산을 찾은 코번트리 위원장이 세계도핑방지기구 총회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있는 만큼, 공정한 경기 환경 조성과 도핑 방지 체계 고도화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IOC와의 고위급 소통 채널을 더욱 정례화해 한국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 스포츠 규범 논의에서의 발언권 강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체육 외교를 둘러싼 여야 이견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관련 지원 입법과 예산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