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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공식 종식 선언”…미국, 관세·제조업 중심 새 무역질서 구축 예고
국제

“WTO 공식 종식 선언”…미국, 관세·제조업 중심 새 무역질서 구축 예고

강예은 기자
입력

미국(USA)이 현지시각 7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공식 종식을 선언하며 ‘트럼프 라운드’를 통해 새로운 무역질서 구축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시장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전망으로, 국제 사회는 미국발 통상질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지시간 7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이 WTO 등 기존 다자규범을 대체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도입과 연쇄적인 양자 무역합의 진전을 ‘트럼프 라운드’로 명명하고, 이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무역질서의 토대라고 규정했다.

미국, WTO 체제 공식 종식 선언…“트럼프 라운드로 새 무역질서 구축”
미국, WTO 체제 공식 종식 선언…“트럼프 라운드로 새 무역질서 구축”

최근 미국은 다자주의보다는 관세와 제조업 보호에 중점을 둔 일련의 개별 합의를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달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유럽연합(EU)과 맺은 무역협정을 “공정하고 균형 잡힌 역사적 합의”라 평가하며, 그리어 대표는 더 이상 모호한 다자틀이 아니라 구체적 국익을 반영하는 ‘턴베리 체제’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양자합의는 EU뿐 아니라 영국, 일본, 그리고 한국과도의 협정을 포함한다. 한국과는 15% 상호관세 및 미국 자동차 기준 수용 조건 아래 대규모 대미 제조업 투자를 담았고, 미국 쇠퇴 산업의 재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미국은 기존 WTO 틀에서 얻지 못했던 폭넓은 시장 접근권을 확보했다고 USTR 측은 밝혔다.

 

또한 그리어 대표는 “향후 무역합의 이행을 실시간 감시하고, 합의 불이행 시 WTO 분쟁조정이 아니라 즉각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설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정책 방향 전환은 미국 제조업 보호 강화와 관세 정책의 대대적 도입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무역 분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이 “브레턴우즈·우루과이라운드를 잇는 새로운 전환점”이라 진단했고, 영국 BBC 역시 “교역 규범이 갑작스런 미국 중심 체제로 옮겨가는 변화”를 강조했다. 주요 증시와 글로벌 투자 환경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제 무역의 다자질서에서 벗어나 자국 중심의 양자합의 체제로 선회하면서, WTO 및 전통적 국제규범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제사회와 주요 교역국은 미국 주도의 무역규범 변화가 각국 경제에 가져올 실질적 파장과 합의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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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트럼프라운드#w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