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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케이블도 디지털 인프라”…정부, 3조 정비로 재난 리스크 낮춘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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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케이블 관리가 통신 인프라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전봇대와 건물 외벽을 따라 거미줄처럼 늘어진 전력·통신선 정비 범위를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넓히고,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입해 지상·지하 인프라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전선 난립과 재난 발생 시 통신 두절 문제를 함께 다루는 이번 계획을 통신 인프라 고도화와 안전 규제 강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제37차 공중케이블 정비협의회에서 공중케이블 정비 제3차 중장기 종합계획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공중케이블 정비사업은 도로변과 건물 외벽에 복잡하게 설치된 전선, 방송·통신용 케이블을 묶어서 정리하거나 지하 매설 방식으로 통합하는 사업으로, 도시 미관 개선과 보행자 안전 확보가 목표다.

이번 3차 계획의 비전은 도심 하늘을 깨끗하게, 국민 생활은 안전하게로 설정됐다. 과기정통부는 정비사업 체계 개선, 재난립 근본 대책 마련, 정비사업 효율화, 관계기관 협력 강화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전봇대에서 가정과 상가로 연결되는 인입구간처럼 주민 생활과 밀접한 구간의 케이블 방치를 우선 해소하는 데 집중한다.

 

정비 대상 지역도 크게 늘어난다. 2차 중장기 계획에서 27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사업을 3차 계획에서는 12곳을 추가해 총 39개 지자체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에 정비 수요가 몰려 있었다면, 이번 계획에서는 그동안 정비 대상이 없던 강원과 전남 지역에 원주시와 순천시를 포함해 지역 간 형평성을 보완한다. 더불어 매년 공모 방식으로 10개 지역을 추가 선정해 중소도시의 정비 수요를 반영하고 정비 사각지대를 줄일 계획이다.

 

투자 규모도 상향됐다. 2차 중장기 계획에서 2조8500억원 수준이던 정비 예산은 3차 계획에서 3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과기정통부는 민원 발생률 등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민생 연동형 정비 물량 배분 방식을 도입해, 체감도가 높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산불 발생 시 전기와 통신이 동시에 끊기는 사례를 막기 위해 산림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공중케이블 지중화 비율도 높인다.

 

서비스 해지 후에도 전봇대에 남아 있는 케이블 관리 체계도 손본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주요 도심을 대상으로 1단계 해지회선 순환철거를 실시해 방치 케이블을 우선 정리한다. 이후 2단계에서는 주소기반철거를 도입해 실제 주소 단위로 해지된 회선을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3단계에서 도심 주소기반철거와 비도심 순환철거 체계를 결합해 전국 단위 해지회선 철거·관리 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로드맵이다.

 

주택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케이블 구조 자체를 손보는 작업도 병행된다. 인입케이블 경로를 단일화하고,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방사형 설치 구조를 개선해 신규 난립을 줄인다. 아울러 공중케이블 난립 원인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공중케이블 정비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정비 효율성을 높이는 신공법과 신기술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건물 신축 시 또는 통신망 대개체 구역에는 공용분배기와 공용 광케이블 같은 인입구간 공용화 설비 설치를 제도화해, 사업자별로 중복되는 선로를 줄이는 방식이다.

 

AI 기반 위험관리체계도 도입된다. 과기정통부는 도심 지역 통신설비의 포화 정도와 노후 상태, 기상·재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재난립 위험도가 높은 구간을 우선 정비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블 위치, 굴착 이력, 지하매설물 데이터까지 연계되면, 통신 장애와 전력 사고를 사전에 예측해 정비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프라 공사 과정에서의 협업도 강화된다. 정부는 지역정비협의회를 중심으로 지자체 주도의 정비사업을 확대해, 지역별 특성과 주민 수요를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통신·전력·가스·상하수도 등 지하매설물 관리기관 간에는 공동계획과 사전협의 절차를 마련해 Dig-Once 원칙을 적용한다. 도로를 한 번 굴착할 때 모든 관련 시설물을 함께 매립해 중복 굴착을 줄이고, 향후 지중화 확대와 장기적인 지하 인프라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관계기관 협의체도 가동한다.

 

이번 3차 중장기 계획은 통신과 전력 인프라를 도시계획·재난안전 정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단순 미관 개선을 넘어 통신망 회복 탄력성과 국가 재난 대응 능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 많은 지역이 정비에 참여하고, 산불과 자연재해 등 다양한 재난립 대책을 병행함으로써 생활환경과 인프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국민 생활환경 주변에 난립한 공중케이블은 보행자 안전에 위협 요인이 되기 때문에 지자체와 정비사업자의 적극적인 정비 노력이 필요하다며 Dig-Once 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및 관계기관 간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공중케이블 정비가 실제 도시 인프라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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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중케이블정비#dig-o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