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로 첫 행보 시작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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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둘러싼 감사원 중립성 논쟁과 새 지도부 인선이 맞물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가 첫 출근길에서 책임감을 강조하며 취임 준비에 착수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감사원 신뢰 논란이 새 원장 체제에서 어떻게 수습될지 주목된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는 8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엄중한 시기에 중책인 감사원장을 맡게 돼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장 후보자 선임 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서 소감을 전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이어서 소감을 말씀드리는 것은 조금 섣부르고,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열심히 국민의 바람을 생각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하게 준비해 인사청문회에 잘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감사원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헌법에 명시된 대로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과 더불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헌법상 독립성과 직무상 중립성을 제도와 조직 운영 전반에서 구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감사원 개혁 방향이나 제도 개선 구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숙고하고 살펴서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하며 세부 입장은 국회 검증 과정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7일 김호철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를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로 선임했다. 감사원장 임명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여야가 감사원의 최근 행보를 둘러싸고 충돌해 온 만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시기에 이뤄진 주요 감사가 야권을 겨냥한 표적 감사였다는 비판을 받으며 정치적 논란 중심에 선 바 있다. 이에 감사원 내부에서는 운영쇄신 태스크포스, 이른바 운영쇄신 태스크포스가 가동돼 그간의 감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쇄신 태스크포스 활동을 두고 기존 감사 결과를 사실상 뒤집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정 정권 시기의 감사를 재검토하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정치적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감사원이 스스로 내놓은 대책이 다시 신뢰성 논쟁의 불씨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실제로 취임할 경우 운영쇄신 태스크포스의 방향과 성과, 그리고 기존 감사 결과 처리 방식 등이 최우선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과거 감사의 정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정리해야 하는 난제가 동시에 주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새 감사원장 인선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은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와 제도적 보완을 강조하며 김 후보자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고, 야당은 표적 감사 의혹 해소와 정치적 중립 보장을 전면에 내걸고 청문회에서 집중 검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감사원 운영쇄신 태스크포스, 과거 표적 감사 논란, 조직 내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방안 등에 어떤 해법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그의 임명 동의 여부는 물론 감사원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속도도 갈릴 수 있다. 국회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논의해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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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감사원#이재명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