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이브 3% 상승 마감”…뉴진스 분쟁 소송에도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이소민 기자
입력

뉴진스 관련 법적 분쟁이 구체화되면서 하이브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43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라는 악재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장기화된 갈등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수급이 개선되면서 엔터주 전반 강세 흐름 속에서도 하이브의 대장주 위상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정규장에서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3.13% 오른 33만 원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50만 5,797주로 직전 거래일 대비 2배 이상 급증해 최근 1개월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 25일 단기 저점 28만 500원 이후 회복 흐름을 이어오던 주가는 12월 내내 29만 원에서 32만 원 사이 박스권을 유지해 왔으나, 이날 33만 원 선을 강하게 돌파하며 기술적 변곡점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하이브 뉴진스 다니엘 계약 해지 및 소송 제기 후 주가 강세. (사진=톱스타뉴스)
▲ 하이브 뉴진스 다니엘 계약 해지 및 소송 제기 후 주가 강세. (사진=톱스타뉴스)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는 자회사 어도어의 고강도 법적 조치다. 어도어는 12월 29일 뉴진스 멤버 다니엘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30일 다니엘과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43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통상 거액 소송은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투자자들은 8개월 이상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10월 법원이 멤버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전속계약 유효성을 인정한 판례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회사 측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이날 외국인은 하이브 주식 3만 716주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3만 9,448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12월 15일부터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소송 이슈가 부각된 직후 매수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금이 이번 사태를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단기 노이즈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중심 수급에서 벗어나 메이저 투자자 간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주가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엔터테인먼트 업종 전반도 강세를 보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7.26%, 에스엠은 5.47% 상승 마감했다. 하이브는 시가총액 약 14조 원 규모의 섹터 대장주인 만큼 상대적으로 완만한 3%대 오름세를 기록했지만, 거래량까지 동반된 상승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하이브가 연간 약 7,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공연 매출을 올리며 세계 공연 시장 ‘빅4’에 진입한 점을 근거로, 단순 테마주가 아닌 구조적 성장주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재무 전망도 장기 투자 매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컨센서스 기준 하이브의 2024년 영업이익은 1,840억 원, 2025년 전망치는 912억 원으로 일시적인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 다만 2026년에는 영업이익이 4,7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부터 이익 성장 곡선이 가팔라지는 J커브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현재 주가 기준 2025년 예상 실적에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은 327배 수준이지만, 2026년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36배대로 낮아진다. 시장은 2025년 실적 둔화보다는 2026년 이후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선반영하는 흐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IP(지식재산권) 확장을 통한 신사업 모멘텀도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2026년 1월 9일부터 일본 지상파에서 방영될 예정인 애니메이션 ‘다크문: 달의 제단’은 소속 그룹 엔하이픈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업계에서는 음악을 넘어 스토리텔링 중심 2차 저작물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재상 대표가 미국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경영진 120인’에 이름을 올린 것 역시 하이브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과 확장 전략에 대한 해외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잠재 리스크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방시혁 의장 등을 상대로 진행 중인 상장 관련 조사와 방탄소년단 RM의 서운함 표출 등 내부 잡음은 여전히 변동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단기적으로는 431억 원 규모 소송의 진행 상황과 추가 법적 공방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이슈에 휘둘리기보다 2026년 예상 영업이익 달성 여부와 신규 IP 사업 성과를 핵심 변수로 삼아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증권가의 하이브 목표주가는 40만 1,750원 수준으로, 이날 종가 33만 원 대비 약 21%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실적 저점을 통과해 2026년 매출 3조 8,000억 원, 영업이익 4,700억 원대 체제로 진입하는지가 주가 레벨업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이익 개선 속도와 IP 확장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엔터 업종 내 하이브의 재평가 흐름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하이브#뉴진스#다니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