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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교육 확대…소상공인 매출·마케팅 동반 상승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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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실습형 교육이 소상공인 매장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한 AI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이 매출 성장과 온라인 유입 확대, 신규 수주 등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플랫폼 기업 주도의 현장 밀착형 AI 활용 교육 모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IT 기업이 보유한 AI 도구와 노하우를 소상공인 대상 교육에 접목하는 흐름이 향후 오프라인 자영업 생태계 경쟁력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30일 카카오테크 AI 스쿨 사장님 클래스 공모전과 소상공인 AI 활용 교육 결과를 공개했다. 카카오테크 AI 스쿨 사장님 클래스는 소상공인이 AI를 실제 매장 운영과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실습 중심 교육 프로그램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약 1350명이 참여했다.

교육 수강 후기를 접수한 사연 공모전에서 다수의 소상공인이 업무 방식과 고객 관리 전반에서 변화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햅삐멍멍을 운영하는 설민주 씨는 AI를 활용해 온라인 홈페이지를 재구축한 뒤 교육 전과 비교해 월 매출이 79퍼센트 성장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홍보 문구 개선을 넘어 상품 소개 구조와 이미지, 문장 톤을 AI로 재설계해 전환율을 끌어올린 사례로 해석된다.

 

외식업체 진된장 분당점을 운영하는 안영순 씨도 AI를 마케팅 콘텐츠 제작에 도입한 이후 월 순매출이 6퍼센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온라인 홍보 페이지 일일 방문자 수가 최대 46퍼센트까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이미지 생성과 문구 추천 기능을 활용해 메뉴 소개 카드와 이벤트 안내물을 반복 제작하면서 광고비 부담 없이 온라인 노출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청소와 위생 관리 업체 스페셜 클린을 이끄는 이상명 대표는 AI로 제작한 홍보 콘텐츠를 계기로 공공기관 작업을 신규 수주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입찰 제안서와 회사 소개서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AI를 활용해 서비스 설명 자료와 포트폴리오 이미지를 빠르게 구성하면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펫택시콜을 운영하는 추대엽 씨는 AI를 활용해 기사 프로필을 통일된 포맷의 카드 형태로 제작하고 서비스 소개 콘텐츠를 정비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활용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공모전 수상 소상공인에게 상호명이 새겨진 골드 명함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AI 활용 성공 사례를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탰다. 교육뿐 아니라 우수 사례 발굴과 브랜드 자산 강화 지원을 결합해 참여 유인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해 진행한 소상공인 AI 활용 교육은 지난달 제주, 경기 성남시 판교, 서울, 대전 등 전국 네 곳에서 오프라인 과정으로 운영됐으며 총 338명이 수료했다. 강의는 매장 운영 현장을 가정한 실습 중심으로 구성해 수강 직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홍보 문구, 이미지, 고객 응대 스크립트 등을 만들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는 5점 만점에 평균 4점 62점으로 나타났다. 수강생들은 강사의 전문성과 교육 내용 구체성, 실습에 사용된 AI 도구의 실효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매장에서 실제 사용할 사진 편집, 홍보 글 작성, 리뷰 답글 구성 등에 AI를 접목하는 과정이 현실적인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수강생들은 AI를 기술적 개념이 아니라 매장 운영 도구로 인식하게 된 점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교육 과정에서 즉석에서 제작한 홍보 콘텐츠를 매출 관리 채널과 SNS에 바로 게시해 보고, 고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경험이 학습 효과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 피드백을 반영한 커리큘럼 구성과 반복 실습이 교육 이후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과정 외에 온라인 수강자를 위한 실시간 라이브 강의도 네 차례 진행됐다. 라이브 강의에서는 채팅과 질의응답 기능을 통해 각자의 업종에 맞춘 문구 수정, 사진 보정 팁, 고객 유형별 메시지 구분 방식 등을 개별적으로 지도했다. 해당 강의의 누적 조회 수는 1381회를 기록하며 지역과 시간 제약이 있는 소상공인에게 보완 채널로 작동했다.

 

카카오는 올해 프로그램에서 소상공인이 AI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각자의 사업 환경에 맞춰 직접 활용해 보는 단계까지 경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상용 AI 도구를 매장 사례에 그대로 대입해보는 실습과, 수강생 업종별 콘텐츠를 강사와 함께 수정하는 맞춤형 지도를 병행했다.

 

회사는 이번 교육과 공모전에서 수집한 현장 경험과 피드백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정부와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상 지역과 업종을 넓히고, 마케팅을 넘어 재고 관리, 수요 예측, 고객 데이터 분석 등으로 교육 범위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방식의 교육과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AI 활용 성과를 정량적으로 추적해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대형 IT 기업이 주도하는 소상공인 대상 AI 교육은 플랫폼 종속 우려와 활용 편차 문제도 안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매출 증가와 신규 고객 유입처럼 단기 성과가 드러나고 있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러한 실습형 AI 교육이 소상공인 생태계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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