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공대공 무장 국산화 속도전"…방위사업청,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 개발 착수
국산 전투기 무장 체계 주도권을 둘러싸고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공군이 맞붙었다.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할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을 독자 개발하기로 하면서, 공대공 무장 국산화 논의가 다시 전면에 떠올랐다.
방위사업청은 2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 연구개발 사업착수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는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할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으로,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해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도 구체화됐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4359억원이 투입되며,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 주요 국내 방산업체가 체계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정부 연구기관과 민간 방산기업이 참여하는 합동 개발 구도로, 공대공 무장 기술 자립을 겨냥한 셈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개발 필요성과 전략적 의미를 둘러싼 공감대도 확인됐다.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공군은 국내 최초 공대공 무장 독자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항공 유도무기체계 국산화와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기관은 협력을 통해 개발 일정 관리, 기술 위험 분산, 시험·평가 체계 구축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가 다른 국산 유도탄 사업과의 연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은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는 2018년부터 개발 중인 장거리공대지유도탄과 내년에 착수 예정인 장거리공대공유도탄과 함께 국산 전투기에 탑재하는 항공 무장을 다양화하고, 향후 국내 항공무기체계 발전과 방산수출 성과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대지와 공대공 장거리 무장을 포함한 패키지 개발로 KF-21 무장체계를 단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와 군 당국은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 개발이 공군 전력 운용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무장 의존도를 줄이면서, KF-21 플랫폼 특성에 최적화된 무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술 축적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전투기와 유무인 복합체계에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방산 수출 확대와 직결된 사업인 만큼 예산 심사 과정에서 성능, 일정, 비용 효율성에 대한 검증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정부와 군은 공대공 무장 국산화가 곧 전투기 독자 개발 완성도와 직결된다는 점을 들어, 사업의 지속 추진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단거리공대공유도탄-Ⅱ 개발 진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장거리유도탄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연말 예산 심의와 향후 회기에서 관련 예산과 사업 추진 방향을 두고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