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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美관세와 엔화 강세 겹쳐 순익 34.9% 급감 전망”…글로벌 자동차 시장 지형 흔들→투자자 우려 증폭
국제

“도요타, 美관세와 엔화 강세 겹쳐 순익 34.9% 급감 전망”…글로벌 자동차 시장 지형 흔들→투자자 우려 증폭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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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회색 구름이 저물 무렵의 도요타 시를 휘감는다면, 그 그림자는 단지 하늘뿐 아니라 자동차 제국의 미래를 덮는 듯하다. 도요타자동차는 2025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34.9%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며,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세계 시장의 한복판에 섰다. 환율의 흐름이 바뀌고, 관세의 장벽이 높아진 지금, 어쩌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달력은 처음부터 다시 쓰여질지도 모른다.

 

도요타가 8일 발표한 2024회계연도 실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기록을 품었다. 총매출 48조367억엔, 이는 전년보다 6.5% 성장한 수치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0.4% 줄어 4조7천955억엔에 머물렀고, 순이익 또한 4조7천650억엔으로 3.6% 감소하며 2년 만에 성장의 고개를 숙였다. 글로벌 공장들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으나, 수익 그래프는 더는 평탄하지 않았다.

도요타 순익 34.9% 감소 전망…美관세·엔화강세 영향
도요타 순익 34.9% 감소 전망…美관세·엔화강세 영향

계속되는 글로벌 정책 변수 속에서 도요타가 내놓은 2025회계연도 전망은 긴 겨울을 예고한다. 오는 한 해 매출은 1.0% 증가한 48조5천억엔으로 전망됐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8% 줄어든 3조8천억엔, 순이익은 34.9%나 곤두박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순결한 수치 그 너머에는 뚜렷한 원인이 존재했다. 미국의 수입차·부품 관세 25% 인상은 지난 4~5월에만 1천800억엔의 이익을 앗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최근 엔화의 강세까지 겹치며, 환율로 인한 손실은 7천450억엔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은 150엔대였던 흐름에서 143엔대로 빠르게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수익의 하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요타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233만 대에 달했으나, 그중 절반 가까이가 일본 등 외국 현지에서 수입된 완성차였다. 관세 부담이 생산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요타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자동차 산업의 질서가 격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토 고지 사장은 “각 시장 환경에 적합한 신차를 현지에서 개발하고, 생산 거점을 현지화하는 전략이 앞으로의 핵심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현지 일본 언론은 도요타의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견고한 생산 기반에도 엔화 강세와 미국 관세, 두 이중고가 주요 부담 요인”이라 진단한다. 도요타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춘 선제적 전략 조정과 전사적 대응으로 맞설 방침이지만, 투자자들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미국 정책 변화, 환율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도요타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잇는 자동차 산업의 흐름, 그리고 통상 질서 재편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완성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요타의 도전과 응전이 전통의 미래 넘어, 자동차 산업 전체의 지도를 바꿀 변곡점에 놓일 것임이 분명하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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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미국관세#엔화강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