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카오 6만원선 재탈환 분수령”…외국인 매도에도 내년 영업익 7,000억 기대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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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가 12월 들어 외국계 증권사 매도 공세와 플랫폼 규제 우려가 겹치며 다시 6만원 아래로 밀리고 있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커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향후 주가 재평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0일 오후 12시 2분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1,450원 2.38퍼센트 하락한 5만9,350원에 거래 중이다. 11월 하순 외국인 대량 매수로 반등을 시도했지만 12월 들어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2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최근 6개월 흐름을 보면 하락세가 완화되며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 진입했지만, 6만원 안착을 두고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내년 영업익 7000억 퀀텀 점프… 카카오, 지금이 밸류에이션 바닥인가
[분석] 내년 영업익 7000억 퀀텀 점프… 카카오, 지금이 밸류에이션 바닥인가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간 힘겨루기가 뚜렷하다. 이날 매도 상위 증권사 창구에는 제이피모간이 이름을 올리며 15만 주 이상을 내놓아 글로벌 메이저 자금의 단기 이탈이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반면 매수 상위에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국내 증권사가 포진해 외국인 매물을 개인이 받아내는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외국인이 113만 주를 순매수하며 지분을 늘렸던 것과 달리, 12월에는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는 상장주식수 약 4억4,200만 주,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25위권에 자리한 대형 IT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29.95퍼센트로, 동종 업종인 네이버의 38.8퍼센트보다 낮다. 시가총액 역시 네이버의 약 70퍼센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수익비율 PER은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시장에서는 AI와 신사업 확장 기대가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적 전망을 보면 2025년 영업이익의 퀀텀 점프 가능성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전망치 기준 2024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4,602억 원으로 예상되나 2025년에는 7,005억 원으로 52퍼센트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순이익도 2024년 552억 원 흑자 전환 이후 2025년 5,663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2024년 기준 300배를 웃돌던 PER은 2025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약 47배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 개선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가 중장기 주가 재평가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단기 실적 모멘텀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 내부 이슈 중에서는 카카오톡의 인터페이스 개편, 이른바 기본 회귀 전략이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카카오는 15일부터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우선 배치하는 방향으로 화면 구성을 바꾸기로 했다. 메신저 본연 기능에 집중해달라는 이용자 요구를 반영한 조치로, 플랫폼 이탈 우려를 줄이고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포털 다음과의 법적 분리를 마무리하고 AI와 카카오톡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부분도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헬스케어와 모빌리티 등 신성장 동력도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글로벌 1위 연속혈당측정기 덱스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에 더해 주차와 대리운전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고, 업무용 메신저 카카오워크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B2B SaaS 시장 내 영향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산업 전반을 둘러싼 변수로는 플랫폼 규제와 보안 이슈가 꼽힌다. 최근 대형 플랫폼의 개인정보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카카오 역시 보안 시스템 고도화 요구에 직면했다. 단기적으로 보안 투자 확대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 회복과 리스크 완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편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성장주 선호가 재부각되는 환경은 플랫폼 기업 전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뉴스 및 테마 관점에서 카카오는 플랫폼과 AI, 디지털 헬스케어 등 주요 성장 테마의 중심에 있다. 최근 카카오톡 친구탭 복원 결정은 사용자 경험 개선 측면에서 플랫폼 테마에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AI 사업의 수익 모델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한 점은 관련 테마의 강도를 제한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할 때 카카오의 최대 강점은 2025년 예상 이익 성장률이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비교적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기저 효과에 힘입어 보다 가파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반면 약점으로는 낮은 자기자본이익률 ROE가 꼽힌다. 네이버가 8퍼센트대 ROE를 유지하는 데 비해 카카오의 올해 예상 ROE는 0.56퍼센트 수준에 그쳐 자본 효율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전략 측면에서는 6만 원 선 회복 여부가 단기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6만 원대 안착이 확인될 경우 6만5,000원 부근까지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대로 수급 불안이 이어져 5만8,000원 지지선을 밑돌면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내년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구간까지 분할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단기 테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를 둘러싼 공정거래 당국의 정책 변화는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아울러 주요 자회사들의 기업공개 IPO 일정과 지분 가치 변동이 카카오 본주 가치에 미칠 파급 효과도 지속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실적 개선 속도와 규제 환경, 글로벌 금리 흐름이 맞물리며 향후 주가 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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