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국립대 vs 전남국립연합대”…목포·순천대 통합 교명 최종 2파전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 통합 과정에서 교명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전남 정치권이 제안한 국립 김대중대학교 명칭을 고리로 학내외 여론이 격돌한 가운데, 통합 대학 이름 최종 후보는 전라국립대학교와 전남국립연합대학교 두 개로 압축됐다.
11일 목포대와 순천대에 따르면 두 대학 통합공동추진위원회는 전날 제8차 회의를 열어 통합 교명 후보와 선정 일정을 확정했다. 추진위는 국립대 명칭에 지역명을 넣어온 관례와 상징성 등을 고려해 전라국립대학교와 전남국립연합대학교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교명 결정은 양 대학 구성원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추진위는 오는 17일 두 대학 교수와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교명 선호도 투표를 진행하고, 집계 결과를 토대로 18일 최종 교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치권 개입 논란을 부른 국립 김대중대학교 명칭은 최종 후보에서 빠졌다. 전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남 지역구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9일 통합 대학 교명으로 국립 김대중대학교를 공식 제안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추진위는 각 대학 내부와 지역사회에서 제기된 반대 의견을 검토한 끝에 해당 명칭을 후보군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가장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순천 광양 곡성 구례 갑 국회의원은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의원은 "양 대학 구성원들의 충분한 숙의와 자율적 판단결과를 존중한다"며 "통합 대학이 어떤 이름을 선택하든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학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칭 제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압력 행사 논란을 의식한 듯, 의견 제시 차원의 행보였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치권 설명과 달리, 김대중대 제안 이후 온오프라인에서는 찬반이 거세게 충돌했다. 혁신과 지역 상징성을 내세워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정파적 논란과 이념 대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번졌다. 각 대학에는 항의와 반대 의견이 잇따랐고, 특히 학생들은 국립 김대중대학교 명칭이 확정될 경우 집단 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명 논란은 국민 공모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두 대학이 진행한 교명 국민 공모에서는 국립 남도대학교가 최고작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2000년 8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사용된 전남도립 남도대 명칭과 동일해 혼선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목포대 학내 공모에서도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명칭이 상위권에 올랐다. 국립 김대중대학교는 대상작인 국립 전라대학교에 이어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며 통합 교명 채택 가능성이 주목됐다. 하지만 통합 추진위 논의와 학내외 여론을 거치면서 최종 후보에서는 제외됐고, 사실상 통합 교명 채택 가능성은 사라진 상황이다.
전남 지역 정가와 교육계에서는 통합 교명 결정 과정이 향후 정계와 대학 사회 관계 설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의 상징성 있는 명칭 제안이 학내 민주적 절차와 충돌한 만큼, 향후에도 유사한 논쟁이 되풀이될 수 있어서다. 다만 목포대와 순천대 구성원들이 직접 투표로 교명을 정하게 된 만큼, 자율성과 대표성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양 대학 통합은 지역 거점 국립대 경쟁력 강화와 학령인구 감소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다. 교명 논쟁이 정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향후에는 학사 구조 개편과 캠퍼스 역할 분담, 재정 지원 문제 등 보다 구체적인 통합 과정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공동추진위원회는 교명 확정 이후 교육부 협의, 통합 인가 절차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치권과 지역사회도 교명 논란 이후 통합 대학의 실질적 경쟁력 강화 방안에 논의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