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환에도 PBR 15배”…신성델타테크, 초전도체 테마에 외국인 매도 겹쳐 부담
초전도체 테마가 다시 불붙으면서 신성델타테크 주가가 단기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2024년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매도까지 겹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초전도체 관련 모멘텀이 실적 쇼크와 고평가 논란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향후 로봇·2차전지 신사업의 실제 실적 기여 여부가 중장기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성델타테크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31% 오른 6만3,8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새로운 초전도체 이론 발표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으나, 장중 위꼬리가 길게 달린 채 상승 폭이 제한되며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최근 한 달간 5만 원대 초반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는 이달 8일 초전도체 이슈 부각으로 장중 7만1,100원까지 치솟은 뒤 상단에서는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다.

최근 5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 하락 마감하며 상승 탄력이 둔화된 가운데, 현재 주가는 6만 원 초반에서 20일 이동평균선 부근 지지 여부를 시험하는 구간에 진입했다. 단기적으로는 6만 원 선이 투자 심리의 마지노선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이번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초전도체 테마 재부각이다. 현성티엔씨가 단거리 변조 전자 격자 MEL 이론을 공개하면서,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지분 구조로 연결된 신성델타테크에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상승의 1차 동력으로 지목된다. 다만 초전도체 관련 기술이 상용화까지 갈 수 있을지 검증이 남아 있는 가운데, 기업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거론된다.
실제 2024년 재무 성적표는 수익성 악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회사의 2024년 매출액은 9,0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당기순이익은 -9억9,000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272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률이 2.99%로 낮아졌고,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주주가치 창출 능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다. 2024년 현재 신성델타테크의 시가총액은 1조7,534억 원으로 코스닥 42위에 올라 있다. PBR은 15.17배로, 생활가전 동종 업계인 코웨이·쿠쿠홀딩스 등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들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1.28배였던 PBR이 실적 개선 없이 주가만 오른 영향으로 15배 수준까지 급등한 점도 거품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뚜렷하다. 주가가 급등했던 이달 8일 외국인은 하루 동안 약 10만6,000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9일에도 6만 주 이상을 추가로 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초전도체와 로봇 등 테마 기대감을 바탕으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 비중이 높은 증권사 창구가 매수 상위에 자리잡으며 수급을 이끌고 있지만, 수급의 질 측면에서는 외국계 자금의 이탈이 경고 신호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테마 장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개인과, 펀더멘털을 우선하는 외국인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해석한다. 외국인은 실적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근거로 보수적인 비중 조정을 진행하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단기 급등 기대에 초점을 맞춰 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신사업 스토리는 분명 존재한다. 신성델타테크는 시니어 돌봄 로봇 래미로 CES 혁신상을 받았고, 공공 돌봄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로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2차전지 부품 사업 확장과 LG그룹과의 협력도 중장기 성장 잠재력으로 자주 언급된다. 다만 로봇·2차전지·초전도체 등 신사업이 실제로 매출과 이익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기까지는 시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장의 적자 전환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최근 공시된 주요 주주 신성토탈의 지분 변동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주식 교환을 통해 보유 지분이 감소했다는 소식은 경영권 변화와 직접 연관된 사안은 아니지만, 주가가 고점 구간에 도달했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상 테마 급등 구간에서 주요 주주가 보유 지분을 줄이는 움직임은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향후 추가 물량 출회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6만 원 선 지지 여부에 따라 주가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본다. 초전도체 테마 모멘텀이 이어질 경우 6만 원대 초반을 지키며 7만 원대 재도전을 시도할 수 있지만, 이 가격대가 무너질 경우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5만 원대 초반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5년 이후 실적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바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로봇·2차전지 등 신사업의 이익 기여가 수치로 확인되는 시점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높은 PBR을 감내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적 턴어라운드 시그널이 보이기 전까지는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단기 테마 뉴스를 활용한 기술적 트레이딩 정도로 접근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무난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테마주 특유의 변동성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초전도체와 같이 검증이 끝나지 않은 기술 이슈는 연구 결과나 관련 발언 하나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 주요 주주 지분 축소로 인한 잠재적인 오버행 우려까지 더해진 만큼, 투자자들은 공시와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신성델타테크 주가 흐름은 초전도체 테마 지속 여부와 함께 가전 및 부품 본업의 이익률 회복 속도, 로봇·2차전지 신사업의 실적 가시성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테마 장세 속에서도 재무 지표와 밸류에이션 변화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