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2 서비스종료”…엔씨, 모바일 MMORPG 재편 주목
모바일 MMORPG 시장 재편 흐름 속에서 메이저 게임사의 라이브 서비스 전략 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2 글로벌 서비스를 종료하며 중장기 매출 기여도가 낮은 타이틀을 정리하는 모습이다. 장기 운영이 전제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특성상, 개발 인력과 운영 비용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재배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이번 결정이 차기 신작과 차세대 플랫폼 대응 전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7일 공지를 통해 블레이드앤소울2 글로벌 서비스를 2026년 6월 30일 23시 59분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기점검 이후 유료 상품 판매를 즉시 중단했고,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는 기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운영만 이어갈 계획으로 보인다. 글로벌 협업 퍼블리싱 지역은 이달 업데이트를 마지막으로 신규 개발과 후속 업데이트가 모두 중단된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2021년 8월 2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MMORPG로, PC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세계관과 액션성을 계승한 작품이다. 그러나 출시 후 약 4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장기 라이브를 전제로 개발된 대형 MMORPG가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은, 초기 흥행과 매출 곡선, 이후 유지 비용 간 균형이 맞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번 결정은 글로벌 퍼블리싱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엔씨소프트는 일부 지역에서 현지 유통사와 협업하는 형태로 블레이드앤소울2를 서비스해 왔다. 이 지역들의 경우 엔씨소프트가 신규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향후 세부 서비스 운영 일정과 종료 계획은 각 유통사가 별도 공지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게임 서버 운영, 고객 지원, 환불 정책 등 세부 조건은 지역별 규제와 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같은 날 또 다른 타이틀 호연의 서비스 종료 일정도 공개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호연 서비스를 2026년 2월 19일 종료한다고 밝히며, 라이브 서비스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구조 조정이 병행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모바일 중심으로 다수의 게임을 운영해온 엔씨소프트가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은 타이틀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이미 라이브 서비스 수명 단축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초기 매출 피크 이후 빠르게 이용자 수가 감소하면,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서버 유지에 드는 비용이 수익을 상회하는 구간이 앞당겨지는 구조다. 특히 MMORPG 장르는 대규모 인력 투입과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 서버 인프라 유지가 필수여서, 일정 수준 이상 매출과 이용자 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조기 종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대형 퍼블리셔들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소수 핵심 IP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기 업데이트와 확장팩 중심으로 10년 이상 운영되는 소수 성공작과, 3년 안팎의 짧은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다수 게임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엔씨소프트의 이번 결정은 이런 글로벌 흐름과 맞물려, 자사 핵심 IP와 차세대 프로젝트로 리소스를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과금 이력과 플레이 시간에 비해 서비스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될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라이브 서비스 게임 종료 시점마다 환불 기준, 게임 내 재화 보상 여부, 데이터 백업 방식 등이 논쟁이 되곤 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현재로서는 게임 서비스 종료에 대한 명확한 법제화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2와 호연 종료로 확보한 개발 및 운영 리소스를, 콘솔·PC 크로스 플랫폼 신작과 글로벌 공략 타이틀에 투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의 차세대 전략이 구독형 서비스, 멀티 플랫폼, 라이브 서비스의 결합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 역시 핵심 IP를 중심으로 한 장기 운영 모델 재정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는 블레이드앤소울2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국내 모바일 MMORPG 비즈니스 모델과 라이브 서비스 관행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