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협동로봇 수주·휴머노이드 130대 판매”…레인보우로보틱스, 실적 가시성 강화에 주가 우상향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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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협동로봇 대형 수주와 휴머노이드 판매 확대가 맞물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오후 1시 23분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일보다 1.63% 오른 46만 6,500원에 거래 중이다. 조선소 인력난을 보완할 휴대용 협동로봇 상용화와 자체 개발 휴머노이드의 구체적인 판매 실적이 확인되면서, 단기 테마를 넘어 실적 성장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양축 성장 전략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수급과 밸류에이션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지난달 27일 38만 3,500원에서 불과 2주 만에 21% 넘게 상승했다.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에서 오름세를 보이며 매물 부담을 소화했고, 12월 들어 44만 원대에 안착한 뒤 재차 46만 원선을 돌파하며 전고점 부근을 향해가는 패턴을 형성했다. 단기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을 유지하면서 과열 부담보다는 추가 상승을 준비하는 조정 구간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분석] 휴머노이드 130대 팔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조선업 수주 더해 '매출 레벨업' 시동
[분석] 휴머노이드 130대 팔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조선업 수주 더해 '매출 레벨업' 시동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권을 주고받는 양상이다. 이달 4일 외국인은 7만 주 이상을 대량 매수해 주가 레벨을 끌어올린 데 이어, 9일에도 약 1만 9,000주를 순매수하며 지분율을 7%대 수준으로 유지했다. 국내에서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창구를 중심으로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중요한 가격 구간마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방을 떠받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동사는 현재 시가총액 약 9조 500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5위권에 올라 있다. 외국인 지분 비중은 약 6.97%로 동종 로봇주 대비 낮은 편에 속한다. 시장에서는 이 여유분이 향후 외국인 수급 유입 여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상장 주식 약 1,940만 주 가운데 실제 유통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재료성 호재 발생 시 주가 탄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주가수익비율 PER이 약 1,478배에 달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고평가 구간에 있는 만큼,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도 적지 않다.

 

실적 기대감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2024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26.8% 늘어난 193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특히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며 외형 성장 가속을 입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 확대 영향으로 여전히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이 10억 원 안팎으로 흑자 전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5%대에 불과한 사실상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 변동기에도 자금 조달 부담 없이 사업 확장이 가능한 점은 재무적 안전판으로 평가된다.

 

주가를 밀어 올린 직접적인 촉매는 협동로봇 사업 확장과 휴머노이드 상용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HD현대중공업에 휴대용 용접 협동로봇 시스템 35세트 공급을 확정했다. 조선업계의 만성적인 숙련공 부족과 고강도 작업 환경을 고려하면, 용접 공정 자동화를 가능케 하는 협동로봇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발성 공급에 그치지 않고 다른 조선사·중공업 현장으로 확산될 경우 로봇 제품 부문 매출의 퀀텀 점프를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동사 로봇 부문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조선 자동화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만으로도 향후 수주 파이프라인 확대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한다.

 

휴머노이드 부문도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AI 연구용 양팔 휴머노이드 RB-Y1의 누적 판매량은 최근 130대를 돌파했다. 대당 가격이 높은 정교한 시스템임에도 국내외 연구소와 대학 중심으로 실제 구매가 이어진 점은 휴머노이드 사업이 연구개발 과시를 넘어 유의미한 매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로봇 산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전략산업으로 재조명받는 가운데, 미국 차기 행정부의 로봇 산업 지원 정책 검토 소식도 북미 진출을 노리는 동사에 외부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테마 관점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AI·휴머노이드·조선 자동화 등 여러 키워드의 교차점에 서 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 지분 투자 등 단일 이슈에 따른 테마성 급등락이 두드러졌다면, 최근에는 매출과 수주 데이터가 뒷받침되면서 실적주 색채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로봇주 전반에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의 협력 구체화 기대와 독자 양산 로드맵을 갖춘 레인보우로보틱스로 매수세가 쏠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쟁사와 비교할 때 동사의 차별점은 내재화 기반 기술력과 캡티브 마켓 확보다. 두산로보틱스가 다양한 제품군과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면적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휴머노이드 기술 격차를 앞세워 프리미엄 영역을 공략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반도체·디스플레이·물류 등 삼성 계열사 생산라인으로 로봇 적용범위가 넓어질 경우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향후 실적 성장 속도에 대한 시장의 잣대를 더 까다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52주 신고가인 50만 9,000원 돌파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현재 46만 6,500원대 주가 위로 비교적 뚜렷한 매물 공백 구간이 형성돼 있는 만큼, 외국인·기관 수급이 결집할 경우 단기 탄력적인 상승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보수적 투자자라면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44만 원 안팎을 주요 지지선으로 설정하고, 이 구간이 이탈할 경우 비중을 줄이는 식의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시장 개화 속도와 삼성전자와의 협업 구체화가 주가 레벨업 여부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세종 신사옥 및 생산공장 준공이 내년 3월로 연기된 만큼 단기적인 생산능력 확대는 다소 지연될 수 있다. 다만 시설 투자 완료 후 양산 체제가 본격 가동되고 글로벌 로봇 수요가 확대될 경우, 매출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시장에서는 로봇 산업을 둘러싼 정책·경쟁 환경 변화와 함께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수주 및 실적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며 향후 주가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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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hd현대중공업#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