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29 대회 최고점”…우상혁, 왓그래비티챌린지 정상→세계 최정상급 입증
첫 도약은 짧은 미소와 함께 시작됐다. 카타르 도하 카타라 원형극장을 물들인 경쾌한 음악 위로, 우상혁의 발끝에 쏟아지는 시선이 경기장의 긴장감을 더했다. 관중들은 마지막 바를 넘는 순간 숨을 죽였고, 우상혁은 온 세상의 박수를 받으며 새로운 도약을 완성했다.
2024 왓 그래비티 챌린지가 10일 카타르 도하 카타라 원형극장에서 펼쳐졌다. 이 대회에는 주최자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을 비롯해 파리 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 미국의 셸비 매큐언, 주본 해리슨, 일본 대표 아카마쓰 료이치 등 세계 정상급 남자 높이뛰기 11명이 출전해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우상혁은 2m15부터 2m26까지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바를 넘었다. 특히 2m26까지 모든 시도를 단독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뿐이었고,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순간마다 관중의 환호가 더욱 커졌다. 2m23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와 주본 해리슨이 동반 탈락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우상혁의 우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결승 라운드, 2m26 이후 단 세 명이 남은 상태에서 우상혁은 2m29를 앞두고 두 차례 실패했으나 마지막 3차 시기에 극적으로 성공해 정상에 올랐다. 아카마쓰 료이치와 리처즈가 2m29를 넘지 못하며 승부가 갈렸고, 우상혁의 우승은 더욱 값진 기록으로 남았다. 경기장을 찾은 바르심은 운영 요원으로 현장을 누비며,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의 열띤 경쟁을 뒷받침했다.
경기 내내 우상혁은 음악과 관중의 호흡을 즐겼다. 브루노 마스와 로제가 부른 ‘아파트’의 멜로디가 울려 퍼질 때마다 그는 특유의 환한 미소로 응답했고, 현장의 열기는 더욱 짙어졌다. 경기 직후 우상혁은 “2025년은 내게 의미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새벽까지 지켜봐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오는 5월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에서도 오늘처럼 즐겁게 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상혁은 올해 2월 체코 후스토페체와 3월 중국 난징 등 실내 대회 우승을 연이어 거머쥐었고, 지난달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최종 선발전까지 포함해 이번 대회로 시즌 4번째 국제 우승을 기록했다. 부상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경기장을 밝힌 열정과 환호, 도전 앞에서 멈추지 않는 땀방울은 기록만큼 귀했다. 우상혁은 귀국 후 5월 27일 개막하는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며, 이번 승리가 올림픽 시즌 대도약의 신호가 될지 세계 육상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모든 시간들이 닿는 곳에서 우상혁의 발걸음은 오늘보다 더 먼 꿈을 향해 또 한 번 높이 뛸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