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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주가 강세 이끌다”…테슬라 3.1% 상승, 무역 완화에 뉴욕 시장 화답→관세 협상 여파 주목
국제

“빅테크 주가 강세 이끌다”…테슬라 3.1% 상승, 무역 완화에 뉴욕 시장 화답→관세 협상 여파 주목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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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맨해튼의 고층 빌딩 창문마다 마지막 태양빛이 반사되는 순간, 월스트리트엔 묵직한 기대감이 퍼진다. 세계 경제의 시계추를 쥐고 흔드는 대형 기술주, 이른바 ‘빅테크’가 뉴욕 증시의 밤하늘에 찬란한 별무리를 이뤘다. 오늘 금융시장은 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의 훈풍을 타고, 묶여 있던 주가가 조심스럽게 풀리는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는 하루 새 3.11% 오른 284.82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시장의 시선을 압도했고, 시가총액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11%의 성장을 기록했다. 눈을 돌리면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등 테크 영역의 거인들이 모두 새겼던 굳은 표정을 조금씩 풀어내는 듯했다.

 

무대 뒤편, 그 촘촘한 여정은 글로벌 무역환경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과 공식적으로 무역 합의를 체결함에 따라, 한동안 기술과 상품을 둘러싼 관세의 벽에 긴장하던 시장이 마침내 숨을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호관세 폭탄이 오갔던 지난달의 차가운 공기와 달리, 다수 국가와의 관세 장벽 해소 움직임이 이 어두운 밤에 한 줄기 빛을 비추었다.

뉴욕 ‘빅테크’ 주가, 무역 긴장 완화로 강세…‘테슬라’ 3.1%↑
뉴욕 ‘빅테크’ 주가, 무역 긴장 완화로 강세…‘테슬라’ 3.1%↑

이 변화는 곧 시장 전반에 온기를 전했다. ‘아마존’은 1.79%의 상승을 보였고, 전일 불안정했던 ‘알파벳’(구글의 모회사)도 1.93% 반등했다. 이튿날로 이어진 온라인 검색시장 점유율 논의 여진 속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도할 차세대 검색시장 전망이 증시의 불확실성을 자극했지만 빅테크의 저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메타’ 역시 소폭이지만 희망의 신호로 0.20% 올랐다.

 

반도체 업계에도 훈기가 감돌았다. ‘브로드컴’은 1.45%의 상승 곡선을 그렸고, ‘AMD’, ‘퀄컴’, 대만 ‘TSMC’ 역시 각기 1% 안팎의 오름세에 합류했다. 이 흐름을 반영하듯 반도체 업종의 척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0% 상승했다. 다만, ‘Arm’은 전일 부진한 실적 전망을 발표하며 홀로 하락세(6.18% 하락)를 탔다.

 

이 같은 상승세 이면에는 보다 넓은 세계정세의 흐름이 감지된다. 미국은 영국을 넘어서 인도 등 주요 교역 파트너와의 무역 합의도 임박했고, 한국·일본·이스라엘 등과는 관세·비관세 장벽을 풀기 위한 협상이 한창이다. 국제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관세 완화와 무역 정책 조정이 증시와 실물 경제에 어떤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지 수많은 눈이 시장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와 다음 주에 예정된 미국의 무역 협상 향방과 각국 관세 정책 변화가 뉴욕 주식시장의 명암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진단한다. 시장은 무역 환경의 마찰이 잦아들며, 빅테크와 반도체 업종 전반에 그의 긍정적인 영향이 지속될지를 가늠하고 있다. 미국발 무역 완화 움직임이 실리콘밸리의 빛을 전 세계로 다시 확장하게 될지, 국제금융 중심의 이물결이 어디까지 퍼질지 관심이 쏠린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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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무역합의#뉴욕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