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대결 표현은 모욕적 프레임"…정청래측, 당내 갈등에 강경 대응 시사
당내 권력 구도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달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를 겨냥한 이른바 명청대결 구도가 부각되자, 정청래 대표 측이 "의도적 갈라치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친명계의 출마 선언과 맞물리면서 민주당 내부 균열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최근 언론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명청대결, 친명친청 대전 구도에 대해 정청래 대표가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는 부쩍 늘어난 언론 보도, 특히 '친명친청 대전', '정청래 자기 정치', '대표연임 노림수' 같은 근거 없는 기사와 당내 극히 일부 발언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곤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정청래만큼 이재명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는 것이 정청래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 대표는 다른 비판과 비난은 다 감내할 수 있는데 '친명·친청' 프레임만큼은 모욕적이라는 생각이고, 그런 갈라치기가 당내에서 있다면 그것은 해당 행위이자 이 대통령을 향한 위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 근거 없이 그런 보도를 하는 언론은 민주당 분열로 이재명 정부를 흔들려는 의도로 규정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의 당직 인사와 개혁 속도전, 1인 1표제 추진 등을 거론하며 정 대표의 역할을 옹호했다. 그는 "당과 대표가 청산과 개혁을 이끌지 않는다면 그 분노의 화살이 향할 곳은 분명하다"며 "정 대표는 정부가 민생과 국격 회복, 경제성장과 외교·안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밖의 모든 폭풍과 화살을 막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친청은 없고 친명만 있을 뿐이고 그 맨 앞에 장판교 장비처럼 정청래가 서 있다"고 표현해 정 대표를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방패로 규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의 글은 같은 날 친명계 핵심 인사들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라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과 친명계 원내외 모임인 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청래 대표를 겨냥해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정청래 대표 측에서는 문정복 의원과 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하기로 하며 친명계에 정면 대응하는 구도를 택했다. 양측이 모두 이재명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당 내부에서는 누가 진정한 친명인가를 둘러싼 경쟁이 거칠어지고 있다.
긴장감은 막말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문정복 의원은 전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유동철 위원장 등을 겨냥해 "내가 나가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인격 모독성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발언을 계기로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명청대결 구도로 더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정청래 대표 측은 명청대결이라는 표현 자체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를 인위적으로 갈라놓으려는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보고 있다. 언론이 친명과 친청을 대비시키는 보도를 이어가고, 일부 친명계 인사가 정 대표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친명 내부의 세력 재편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달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통해 지도체제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그러나 친명계와 정청래 대표 측의 대립이 격화될 경우,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향후 공천과 당 혁신 논의를 병행하며 지도부 선거 국면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