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보유량 29% 증발”…리플XRP 대규모 유출, 기관 매집과 가격 전망 주목
현지시각 기준 11월 29일, 글로벌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리플XRP(엑스알피)의 거래소 보유량이 크게 줄어든 온체인 데이터가 공개됐다. 최근 몇 달간 주요 플랫폼에서 상당한 규모의 XRP가 빠져나간 가운데, 기관 투자자 중심의 집중 매집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제 가상자산 시장 참가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흐름은 거래소 유동성 구조와 향후 가격 형성 메커니즘 변화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타임스 타블로이드 보도에 따르면, 통합 데이터 기준 전 세계 거래소들이 보유한 리플XRP는 약 158억 1,000만 개로 집계됐다. 2월 이후 약 65억 4,000만 개가 순유출된 것으로, 비율로는 약 29.3%에 해당하는 감소다. 현지시각 기준 11월 29일 시점 분석에서 업비트, 빗썸,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에서 상당 규모 인출이 확인됐고, 반대로 코인베이스, 제미니, 크라켄, 바이비트 등 일부 플랫폼에서는 주목할 만한 유입이나 보유량 반등이 포착됐다.

보도는 특히 특정 기관 투자자를 이번 재분배의 핵심 주체로 지목했다. 에버노스(Evernorth)는 검토 기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순보유 증가 기관으로 꼽혔으며, 스냅샷 당일 기준으로는 별도의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노스는 이미 여러 차례 보고서를 통해 리플XRP를 기관 재무 구조 안에 대량 편입하고 장기 보유하겠다는 약정을 공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온체인 분석 결과는 그러한 전략이 실제 이행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거래소별 흐름은 균일하지 않았다. 통합 잔액은 연초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지만, 개별 플랫폼에서는 상이한 패턴이 관찰됐다. 비트겟과 스테이크 같은 거래소에서는 특정 날짜에 XRP 잔고가 급감하는 극단적 일일 변동이 있었고, BTC 마켓, 비트소, 루노 등은 수개월에 걸친 완만한 감소 추세가 누적된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대칭적 흐름은 단일 요인보다는 기관 주도 축적, 별도 수탁 기관으로의 이전, 각국 규제·수요 특성이 반영된 현지 시장 역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리플 커뮤니티의 일부 평론가들은 이러한 패턴을 단기적 리밸런싱 차원을 넘어선 전략적 재분배라고 평가했다. 그들은 유출 규모와 시점이 향후 광범위한 시장 전개에 앞서 사전 조정된 기관 매집의 특징을 띤다고 주장하며, 온체인 지표가 전통적으로 가격 움직임에 선행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 관점에서는 현재 관찰되는 거래소 유동성 이동이 현물 시장에 풀린 공급 구조가 바뀌는 전조로 간주된다.
그러나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 에버노스와 같은 단일 기관이 리플XRP 시장에서 사실상의 지배적 매집 세력으로 비춰지는 상황은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내포한다. 특정 대형 기관의 지분 집중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지지 요인으로 보일 수 있지만, 향후 매도 시점이나 전략 전환에 따라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대규모 유출을 전부 기관의 장기 수탁 전략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온체인상 이동이 곧바로 ‘매집’과 ‘장기 보유’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규제 리스크에 따른 지역 간 자산 이전이나 거래소 간 마켓 메이킹 구조 조정 등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리플XRP는 미국(USA) 등 주요 관할권에서 규제·소송 이슈를 겪어온 이력이 있어,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한 단순 보관처 변경일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온체인 지표 선행론에 대한 회의론도 뚜렷하다. 거래소 유출이 곧 가격 상승을 예고한다는 주장은 공급 측면에만 초점을 맞춰, 거시경제 여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 다른 가상자산과의 자금 쏠림 현상 등 수요·심리 변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주요국 규제 정책,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여부에 따라 같은 온체인 패턴이라도 완전히 다른 가격 경로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시장 분석가들은 리플XRP의 향후 가격 흐름이 제거된 공급이 얼마나 쉽게 활성 시장으로 복귀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진단한다. 기관이 수탁 계정에서 장기적으로 잠글 경우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유지될 수 있지만, 장부상 대기 물량이 언제든 다시 거래소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라면 현재의 유출은 일시적 재배치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이번 온체인 데이터는 분명 거래소 보유량 감소와 기관 중심 축적 정황을 보여주지만, 이를 곧바로 구조적 가격 상승의 신호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1월 29일 기준으로 집계된 거래소 흐름 분석은 리플XRP의 거래소 보유량이 연중 내내 줄어들어 왔고, 그 과정에서 에버노스를 포함한 일부 기관의 집중적 매집과 특정 거래소의 두드러진 유출이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중대한 가격 조정의 전주곡이 될지, 아니면 규제·거시 환경 속에서 전개되는 장기 수탁 전략의 일부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추가 데이터와 유출 물량의 재유입 여부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향후 온체인 흐름과 규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