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4퍼센트 하락 출발…FOMC 경계 속 외국인 현선물 동반 매도
코스피가 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장 초반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해외 증시도 약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둔화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에 눌리며 방향성 탐색 국면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상당 부분 반영했지만, 내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의식해 관망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23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42포인트 0.40퍼센트 내린 4,138.42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전장 대비 25.08포인트 0.60퍼센트 하락한 4,129.77에 출발한 뒤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여전히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09포인트 0.33퍼센트 오른 930.88을 나타내며 강세로 전환했다. 코스닥은 장 초반 0.09퍼센트 내린 926.93에서 출발했으나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환율은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3원 오른 1,469.2원에 개장했다. FOMC를 앞둔 달러 강세 기조와 함께 위험 회피 심리가 겹치면서 원화가 다시 약세 구간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매도 압력과 맞물려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현선물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66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약 424억 원 규모를 순매도해 현물과 선물에서 동시에 위험 노출을 줄이는 양상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72억 원, 197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서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뚜렷하다. 같은 시각 개인은 950억 원을 순매수하며 강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58억 원, 114억 원가량을 순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성장주와 2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수익 실현이 진행되는 가운데, 개인 매수세가 이를 받쳐주며 지수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증시는 FOMC를 앞둔 경계감 속에 동반 약세로 마감했다. 8일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5.67포인트 0.45퍼센트 하락한 47,739.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앤피 500지수는 23.89포인트 0.35퍼센트 내린 6,846.51에, 나스닥종합지수는 32.22포인트 0.14퍼센트 떨어진 23,545.90에 각각 마감했다. 시장은 단기 금리 인하 기대와 별개로, 점도표와 향후 발언을 통해 드러날 내년 금리인하 속도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개별 종목과 업종별로는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AI 칩 H200의 대중국 수출이 허용될 수 있다는 관측에 1.72퍼센트 상승 마감했지만, 국내 대표 반도체주는 동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0.73퍼센트 내린 10만8천7백 원, SK하이닉스는 1.91퍼센트 떨어진 56만6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주도주인 반도체주에 집중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더하는 구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방산, 조선, 바이오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5퍼센트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HD현대중공업은 2.76퍼센트 상승하며 조선과 방산 관련 수요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71퍼센트 올라 방산주 강세 기조에 동참하는 중이다. 반대로 LG에너지솔루션은 1.66퍼센트 하락했고, 현대차는 3.41퍼센트 내리며 수급 부담과 단기 조정을 동시에 겪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0.65퍼센트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변동성이 엇갈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비금속이 0.84퍼센트 오르며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제약은 0.57퍼센트, 의료정밀기기는 0.24퍼센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은 0.72퍼센트 하락하며 지수를 짓누르고 있고, 전기가스는 1.94퍼센트 내리며 낙폭이 가장 크다. 증권 업종도 0.99퍼센트 떨어져 금융주 전반이 조정을 받는 패턴이다. 성장 기대가 높은 업종과 방어주 사이에서도 뚜렷한 차별화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와 일부 바이오 종목이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 이전 상장을 의결한 알테오젠은 0.11퍼센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7.21퍼센트, 0.68퍼센트 오르며 코스닥 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종목 중 에이비엘바이오는 0.05퍼센트, 리가켐바이오는 0.16퍼센트 상승하며 제한적인 오름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로봇 관련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80퍼센트 하락해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FOMC 결과와 점도표, 제롬 파월 의장 발언이 향후 증시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 장세와 관련해 시장이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내년 불확실성을 크게 가져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을 장중 소화하며 눈치보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는 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환율 상승과 외국인 매도 확대, 업종별 차별화 속에서 뚜렷한 방향 없이 제한적 변동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FOMC 결과와 향후 금리 경로 신호를 확인한 뒤 수급과 업종별 투자 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