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임드바이오 상장 첫날 300 상승…ADC 기술이전 기대에 코스닥 바이오 투심 회복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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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에임드바이오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라는 이력과 3조 원 규모 기술이전 성과가 알려지면서 바이오 섹터 전반에 훈풍이 도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상장 초기 극단적인 수급 불균형 속에서 형성된 주가 수준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4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에임드바이오 주가는 4만 4,000원으로 전일 대비 300.00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공모가 1만 1,0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개장 직후 상한가인 4만 4,000원에 직행한 뒤 시가·고가·저가·종가가 모두 같은 이른바 점상한가 패턴을 연출했다.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 확대가 적용된 가운데 이평선이 형성되기도 전에 단번에 강한 상승 추세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징주 분석] 기술이전 성과 부각… 에임드바이오(Aimed Bio) ADC관련주 구조적 상승 흐름
[특징주 분석] 기술이전 성과 부각… 에임드바이오(Aimed Bio) ADC관련주 구조적 상승 흐름

주가 폭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기업이라는 신뢰도와 ADC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기술이전 실적이 꼽힌다. 에임드바이오는 비상장 단계에서 이미 3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해 누적 계약 규모 3조 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빅파마가 주목하는 ADC 분야에서 실질 계약을 성사시킨 점이 단순 기대가 아닌 검증된 기술력의 신호라는 해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상장 전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과정에서 확인된 대기 수요도 상장 당일 수급에 직결됐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736대 1에 달했고, 15조 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청약 성과가 상장 당일 매수 우위 장세로 이어지며 호가 상단에 매수 잔량이 쌓이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본다.

 

수급 측면에서 가장 큰 특징은 유통 물량의 희소성이다.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80를 웃돌면서 상장 직후 실제로 시장에 풀린 유통 가능 주식은 전체의 10대 수준에 그친다. 이날 장중 기준 거래량은 약 376만 주, 거래대금은 1,647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실질 매도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수 주문만 누적되며 품절주에 가까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출회가 미미한 가운데 매수세가 유입되자 주가는 상한가 가격대에서 굳어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시가총액 측면에서도 상장과 동시에 코스닥 내 입지가 부각됐다. 에임드바이오의 시가총액은 약 2조 8,228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 19위에 올랐다. 상장주식수는 약 6,416만 주다. 기술특례 상장임에도 단숨에 중대형주 그룹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사 기업으로 거론되는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약 27조 원, 에이비엘바이오는 약 11조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에임드바이오가 밸류 체인 내에서 상당한 몸값을 인정받은 셈이다. 다만 외국인 보유 비중은 0.97 수준에 머물러 아직 패시브 자금 유입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펀더멘털만 놓고 보면 고평가 논란도 공존한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 특성상 에임드바이오는 아직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지난해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과 순손실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가수익비율 PER은 음수를 기록 중이다. 자본 규모와 회계 기준 영향으로 주가순자산비율 PBR 역시 의미 있는 지표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약 1,300에 달하는 등 레버리지 부담은 상당한 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모 자금 유입 효과와 더불어 이미 체결된 기술이전 계약의 마일스톤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재무 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 시점의 주가 수준은 상장주식수 6,416만 주와 시가총액 2조 8,000억 원대 규모를 감안했을 때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파이프라인 가치와 플랫폼 확장성을 선반영한 영역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에임드바이오는 환자유래세포 모델 기반 정밀의학을 ADC 개발에 접목해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내세운다. 회사 측은 P ADC 플랫폼 기술을 통해 다양한 항체와 세포독성 약물을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산업 전반으로는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감과 연말 바이오 IPO 강세가 겹치며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고금리 국면에서 부진했던 바이오 섹터로 자금이 돌아오는 국면과 맞물려 에임드바이오 상장이 촉매 역할을 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테마 측면에서 에임드바이오는 면역항암제와 신규 상장 바이오주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교차점에 서 있다. 최근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등 일부 ADC 관련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섹터 내 주도주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에임드바이오가 단기간에 시총 상위권에 안착하면서 새로운 대장주 후보로 부각됐고, 이 과정에서 코스닥 바이오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이른바 낙수 효과 기대도 커졌다.

 

다만 동종 업계와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에임드바이오의 강점은 삼성서울병원 기반의 대규모 임상 데이터와 이미 검증된 기술이전 레퍼런스다. 반면 약점으로는 적자 상태의 손익 구조와 높은 부채비율이 지적된다. 알테오젠이 40대 영업이익률을 시현하며 본격적인 실적 성장 궤도에 진입한 것과는 다른 단계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시장은 당분간 재무 지표보다는 파이프라인 확장성과 락업에 따른 수급 이점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가시성 확보가 필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향후 주가 흐름을 둘러싼 전략 변수로는 보호예수 물량 해제 시점과 추가 기술이전 계약 여부가 꼽힌다. 상장 초기에는 유통 주식이 적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매수 잔량이 과도하게 누적된 현 상황에서는 신규 진입이 쉽지 않고, 보호예수 물량이 순차적으로 해제되며 실제 손바뀜이 발생하는 구간이 단기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서는 상한가 가격인 4만 4,000원이 단기 지지선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 가격대가 무너지면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규 상장 바이오주의 전형적인 리스크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의 약 네 배 수준으로 단기간 급등한 만큼 기술적 과열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바이오 섹터 전체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경우 낙폭이 확대될 여지도 크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 특성상 임상 실패, 기술 반환, 경쟁사 기술 우위 부각 등 이벤트가 발생하면 주가에 치명적인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에임드바이오가 보유한 ADC 플랫폼과 삼성서울병원 기반 임상 데이터는 분명 강점이지만, 아직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만큼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임상 진척 속도와 추가 기술이전 성과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바이오 IPO 시장 분위기, 글로벌 금리 방향, 빅파마와의 제휴 확대 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주가 흐름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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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드바이오#adc#코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