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 동맹”…현대차-GM, 중남미·북미 시장 연합전선→관세 리스크 대응
세계 3위와 4위 완성차그룹인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플랫폼을 공유하는 전략적 협력에 나섬으로써, 자동차 산업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028년 출시를 목표로 추진되는 이번 플랫폼 공동개발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도입된 25% 고율 관세 등 불확실성에 직면한 글로벌 시장 상황과 맞물려, 경쟁력 강화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과 GM그룹의 ‘적과의 동침’이 단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전략적 시너지와 기술 융합의 새 지평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자동차는 8월 7일, GM과 중남미용 중형 픽업트럭 및 소형 차종 4종,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을 포함한 총 5종의 차량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GM은 중형 트럭 플랫폼 주관, 현대차는 소형차 및 전기 상용 밴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술이 집약될 예정이다. 완성차 업계에서 기술적 노하우의 정수인 플랫폼을 경쟁사끼리 공동 개발·공유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현재로선 폭스바겐-포드, 일본 3사(e-TNGA)의 사례만이 일부 존재할 뿐이다. 그만큼 양사의 협력이 갖는 파급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플랫폼 공동 개발은 미국 관세 리스크 완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관세로 인한 양사 영업이익 감소폭은 현대차의 경우 15.8%, 기아 24.1%에 달했다. 최근 한미 무역 합의로 25% 관세가 15%로 인하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이브리드차 등 공동 생산협력 범위 확대로 미국 현지 공급량 확대, 수익성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기차 상용 밴과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업은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 환경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