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은퇴식 감동”…문성민, 천안 홈코트 팬들 앞 작별 인사→배구 전설 여운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수놓은 환희의 물결 속에서, 문성민은 가족과 함께 마지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가슴 뜨거운 작별의 박수를 보냈고, 세월의 무게를 머금은 눈빛 위로 자부심과 아쉬움, 그리고 벅찬 감동이 함께 깃들었다.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과 네덜란드 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진행된 문성민의 공식 국가대표 은퇴식은 오랜 시간 한국 배구를 이끌었던 한 레전드의 마지막 인사를 직접 지켜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선수 생활 내내 현대캐피탈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문성민은, 팬들 곁에서 손을 흔들며 마지막 소회를 전했다.

문성민은 연단에 올라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느꼈던 설렘과 영광, 그리고 오랜 시간 세계 무대에서 땀을 흘린 의미를 조용히 되새겼다. “처음 선발됐을 때부터 영광이었고,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성장했던 날이 소중하다”며, 품에 안긴 가족과 동료들, 늘 곁을 지킨 팬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날 문성민은 목발을 짚은 채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코트에 입장해 오래도록 손을 맞잡았다.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은 문성민에게 등번호 15번이 새겨진 국가대표 유니폼과 은퇴 기념패, 격려금을 전달하는 순간, 후배들과 네덜란드 대표 선수들은 박수로 그의 업적을 기렸다. 문성민은 대표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여운이 깃든 눈빛으로 관중석을 바라봤다.
13년간 대표팀의 한가운데에 선 문성민은 오랜 시간 굵직한 성과로 한국 배구계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비롯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까지, 국가대표팀과 현대캐피탈 양쪽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3월, V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팬들과 작별했던 그는, 천안 홈 코트에서 국가대표 공식 은퇴라는 의미 깊은 무대를 남겼다.
관중석은 문성민의 이름과 등번호로 가득 채워졌고, 곳곳에 펼쳐진 유니폼과 플래카드, 팬들의 기립 박수는 레전드의 마지막 손인사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문성민은 이제 현대캐피탈 코치로 새로운 길을 걷는다. 후배 양성과 팀의 미래를 위해 다시금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팬들은 SNS를 통해 “영원한 캡틴”, “제2막도 응원합니다”와 같은 메시지로 문성민에게 아쉬움과 응원의 감정을 전하고 있다. 리더의 무거운 어깨를 내려놓은 순간, 그 빈자리는 다음 세대를 향한 또 다른 에너지로 채워질 예정이다.
파란만장했던 에이스의 시간이 한 페이지를 마쳤다. 문성민은 2024-25시즌 현대캐피탈 코치로, 대표팀은 평가전과 새로운 일정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마지막 코트 위의 걸음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겨진다. 배구장의 조명 아래 남겨진 여운처럼, 그의 은퇴식 풍경은 오래도록 팬들의 마음을 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