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구 고교에 또 폭발물 협박 메일”…심야 수색전, 실체 없는 불안만 남겨
인천과 대구 지역 고등학교에 교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성 메일이 잇따라 접수되면서, 심야 시간대 학생과 교직원을 둘러싼 불안과 행정 혼선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사기관과 소방당국의 긴급 출동이 이어지며 교육 현장의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4분께 인천 미추홀구와 남동구에 위치한 고교 2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메일이 소방청에 접수됐다. 메일에는 구체적인 폭발물 종류나 설치 위치는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각 학교에 대해 수색을 실시했다. 폭발물 탐지와 교내 주요 시설 점검 등이 진행됐으나, 폭발물은 물론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야간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상주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별도의 대피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협박 메일은 발신인 정보와 메일 주소 등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로 접수됐다. 인천소방본부는 초기 대응을 마친 뒤 사건을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메일 원문과 서버 기록 등을 확보해 발신 경로를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심야에 협박 메일이 접수돼 대피 조치는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신된 메일을 정밀 분석해 발신자 추적과 경위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인천 지역 관련 인명 피해나 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대구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폭발물 협박이 접수됐다. 전날 대구 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내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곧바로 학교 내 건물과 주요 시설을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학교는 지난달 10일에도 같은 내용의 허위 폭발물 설치 협박 메일을 받은 전력이 있다. 한 달여 만에 유사한 형태의 메일이 다시 수신되면서, 학교 측과 교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복적 위협 행위에 대한 피로감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처럼 폭발물 설치를 명목으로 한 협박성 메일은 실제 피해가 없어도 학교 현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한다. 수사기관과 소방, 학교 측이 긴급 대응에 나서야 해 수업 일정 조정, 교내 출입 통제, 반복되는 수색 작업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 입장에서는 실제 위험 여부와 상관없이 심리적 불안과 불신이 쌓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은 최근 유사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폭발물 협박 메일의 경우 실제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협박·업무방해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어, 발신자가 특정될 경우 엄정 처벌 방침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당국과 각 학교는 유사 메일 수신 시 즉시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하고,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우선하는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도록 재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메일 발신 경로 분석과 현장 정황을 토대로 추가 피해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