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비트코인 다시 질주”…미국 뉴욕증시, FOMC 경계 속 위험선호 회복
현지시각 기준 12월 2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지수가 전일 낙폭을 만회하며 일제히 반등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되면서 기술주와 가상화폐 관련 자산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이번 흐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신중한 통화정책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다시 베팅하는 가운데 나타났다.
현지시각 기준 2일 오전 10시 37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46% 오른 6,844.33을 기록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0.87% 상승한 23,478.30,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 지수는 0.05% 오른 47,312.18을 나타냈다. 나스닥 100 지수도 0.84% 오르며 기술주 강세를 재확인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도 0.50% 상승해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분위기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2/1764686966162_331118010.jpg)
시장 변동성 지표도 잦아들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일보다 3.07% 하락한 16.71을 기록해 공포 심리가 진정됐다는 신호를 보냈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8원 내린 1,468.1원을 기록해 원화가 다소 강세를 보였다. 뉴욕발 훈풍이 아시아 외환시장에도 제한적이지만 긍정적 영향을 전달하는 모습이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이날 반등을 두고 “급등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지만, 전일 하락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은 12월 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하 논의에 선을 긋는 듯한 신중한 태도를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들은 0.25%포인트(25bp) 수준의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대가 지수를 ‘플러스 영역’으로 밀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찰스 슈왑은 “전일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날 오전에는 비트코인과 기술주가 동반 상승하며 리스크를 다시 안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데이터베이스 업체 몽고DB(MongoDB)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한 점도 기술주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는 평가다.
이번 반등은 미국(USA) 경기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한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이날 주식 선물시장은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대체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전일 나온 제조업 지표가 부진했던 만큼, 서비스업과 고용 데이터가 이를 얼마나 상쇄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투자자들은 제조업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경기 ‘연착륙’과 완만한 금리 인하 시나리오에 아직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시선이 집중된 미국(USA) 빅테크 종목들은 이날도 뉴욕 증시의 반등을 주도했다. 테슬라는 전일 대비 0.49% 오른 432.25달러에 거래됐고, 엔비디아는 2.81% 상승한 184.97달러를 기록하며 반도체 섹터를 이끌었다. 양자 컴퓨팅 기업 아이온큐(IonQ)는 3.08% 급등해 미래 기술주에 대한 기대를 재확인시켰고, 데이터 분석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도 3.03% 올랐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A 등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0.3∼0.6%대의 고른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뉴욕 증시의 움직임은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추이에서도 일정 부분 감지된다. 다만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현지 결제일과 시차로 인해 약 2∼3일의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12월 2일 장 초반 상황을 해석할 때는 11월 28일 기준 보관금액을 참고해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11월 28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미국(USA) 주식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로, 직전 집계일 대비 3,095억 원 증가한 39조 2,775억 원을 기록했다. 테슬라에 대한 공격적 매수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보관금액 2위 종목인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4,421억 원 감소한 24조 4,9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급등 구간에서 차익 실현 수요가 표출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이날 뉴욕 장 초반 엔비디아 주가가 2.81% 강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매도에도 불구하고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다 공격적인 성향의 서학개미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지수 상승폭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의 보관금액은 11월 28일 기준 2,589억 원 급증했다. SOXL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 장 초반 6.29% 폭등하며 투자자들에게 높은 단기 수익을 안겼다. 나스닥 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역시 보관금액이 1,123억 원 늘어났고, 이날 주가는 2.33% 오름세를 보였다. 아이온큐 보관금액도 같은 기준일에 2,686억 원 증가해 미래 기술주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기대를 수치로 보여줬다.
11월 28일 기준 서학개미 상위 50개 종목의 미국(USA) 주식 보관금액 총액은 176조 8,831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1조 4,148억 원 늘어났다. 월말을 앞둔 저가 매수세 유입과 기존 보유 종목의 평가액 상승이 동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2025년 11월 전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36조 6,135억 원으로, 10월 기록한 월간 최고치 249조 6,035억 원에 비해 약 5.2% 감소했다. 연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결과로 볼 수 있으나, 11월 말일에 가까워질수록 다시 보관금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12월 이른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두고 향후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USA)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수록 연준의 금리 인하 압박은 커지지만, 동시에 기업 실적 둔화와 신용 리스크 확대 우려도 높아질 수 있어서다. 뉴욕 현지 주요 매체들은 기술주와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한 이번 반등이 “위험 자산 선호의 재점화”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고용과 물가 지표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대거 투자한 레버리지 ETF와 고위험 성장주는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해당 상품의 수익률이 크게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뉴욕증시 반등세가 연말 랠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경기 지표 악화와 함께 다시 조정을 맞을지는 향후 발표될 고용·물가 데이터와 FOMC 결과가 가를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이번 흐름이 일시적 ‘기술주 랠리’에 그칠지, 2026년 시장을 여는 새로운 상승 사이클의 서막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