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 GTI 재가입 필요하다”…동북아 4개국, 모스크바 선언 채택과 국제기구 전환 추진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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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4일, 러시아(Russia) 모스크바에서 열린 광역두만개발계획(GTI) 제25차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GTI의 국제기구 전환을 공식 지지하고 북한 재가입을 촉구하는 모스크바 선언을 채택했다. 이번 결정은 동북아 역내 경제협력 체계를 제도적으로 격상하는 동시에 북한을 다시 다자 틀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으로, 지역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4일 오후 모스크바에서 열린 총회에는 한국(Korea) 측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민경설 대외경제국장이 참석했으며, 관세청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도 동석했다. 한국, 러시아, 중국(China), 몽골(Mongolia) 등 GTI 회원국은 회의에서 그간의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중장기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회원국은 교통, 무역·투자, 관광, 에너지, 환경, 농업 등 6개 중점협력 분야를 축으로 삼아 구체적 협력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역내 연계성 제고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광역두만개발계획 회원국, ‘모스크바 선언’ 채택…국제기구화 지지·북한 재가입 촉구
광역두만개발계획 회원국, ‘모스크바 선언’ 채택…국제기구화 지지·북한 재가입 촉구

의장국 러시아는 동북아 경제협력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목표로 창조경제와 관광을 이번 총회의 세부 논의 주제로 제시했다. 러시아 측은 이를 통해 GTI 틀 안에서 혁신 산업과 관광 산업 중심의 협력을 심화하자고 제안하며, 회원국 간 신규 사업 발굴과 공동 프로젝트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설 국장은 회의 발언에서 GTI가 지난 30년 동안 동북아 역내 경제협력에 기여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동시에 GTI의 향후 활성화를 위해 국제기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민간과 지방정부 간 협력 채널을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기획재정부는 전했다. 그는 GTI가 보다 안정적인 재원과 독자적 집행력을 갖추기 위해선 국제기구 지위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제도적 위상 강화가 동북아 경제협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국장은 또 북한의 복귀 문제를 별도로 언급하며, 2009년 11월 대북 제재에 반발해 GTI를 탈퇴한 북한의 재가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다시 협력체에 참여할 경우 역내 경제협력의 지리적·정책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교통·무역·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범위와 효과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회 결과 문서로 채택된 모스크바 선언은 GTI의 국제기구화 추진에 대한 회원국들의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 선언은 동북아 역내 실질적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6대 중점 분야에서의 협력 심화와 함께 민간·지방정부 참여 확대, 프로젝트 기반 협력 강화 방향을 명시했다. 특히 국제기구 전환과 관련해 회원국이 제도적 기반 정비와 규범 마련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스크바 선언은 또 북한의 GTI 재가입 문제를 공식 의제로 올렸다. 회원국은 선언에서 북한의 복귀가 역내 경제협력 범위와 효과를 확대하는 데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북한이 다시 참여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일부 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거론되던 북한 문제를 공식 문서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GTI는 동북아 지역의 다자간 정부협의체로, 출범 이후 교통 인프라 연계, 국경 간 무역 활성화, 에너지·환경 협력 등을 통해 역내 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도모해 왔다. 회원국은 과거에도 협의체 기능 강화를 위해 사무국 역량 확대와 사업 발굴 메커니즘 개선을 논의해왔으며, 이번 총회에서 국제기구 전환 지지를 선언하면서 제도적 격상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된 셈이 됐다.

 

이번 모스크바 선언 채택으로 GTI의 국제기구화 추진과 북한 재가입 문제는 향후 동북아 협력 의제에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북한이 실제로 응답할지는 대북 제재 환경과 한반도 정세, 주요국 대북 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선언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둘러싼 관측도 교차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GTI를 통해 어떤 구체적 협력 사업을 추진하며 북한 참여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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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두만개발계획(gti)#모스크바선언#북한재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