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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교류 확대해야”…노재헌 주중대사, 중국 정부 신년 리셉션 참석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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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기조를 둘러싼 미묘한 긴장 속에서 한중 외교 라인이 다시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주중대사로 부임한 노재헌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가 중국 정부 신년 리셉션에 참석해 교류 확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양국 관계 관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재헌 대사는 16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베이징 국가박물관에서 개최한 신년 리셉션에 참석해 한중 양국 간 소통과 교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행사장에서 리수레이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장 겸 당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정치국 위원, 모가오이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등 중국 당정 고위급 인사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며 관계 개선 의지를 공유했다.

노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최근 양국 관계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는 "양국이 소통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통의 물꼬를 튼 정상급 교류를 실무·민간 차원으로 확장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이에 대해 리수레이 부장과 모가오이 주임 등 중국 측 인사들은 한중 양국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관계 개선 추세를 이어가자고 화답했다. 중국 당·정 핵심 라인이 동시에 긍정 신호를 보낸 셈으로, 양국이 갈등 현안을 관리하면서도 협력 의제를 병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매년 연말 자국 주재 외교사절과 국제기구 대표, 학자,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신년 맞이 행사를 개최해 왔다. 중국 관영통신사 신화통신은 이날 행사에 500명에 가까운 인사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선 참석 규모와 인사 구성으로 볼 때 중국이 대외 이미지를 관리하면서도 주요국 외교사절과 접점을 넓히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노재헌 대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첫 주중 대사다. 그는 지난 10월 부임 직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한중 정상회담에 수행원으로 참여하며 본격적인 주중 외교 사절 업무에 들어갔다. 취임 직후부터 정상외교 현장에 동행한 만큼, 향후 한중 간 고위급 교류와 의제 조율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 당국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취할 외교적 균형점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주재 대사관의 메시지와 현장 행보가 향후 한중 관계의 세부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한중 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하되, 안보와 경제·산업 의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외교부와 주중 대사관은 향후 한중 외교·안보 대화 채널 재가동 여부와 고위급 상호 방문 일정 등을 놓고 중국 측과 실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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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시진핑#리수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