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용성형 공략" 제테마USA 한미약품과 공급 계약
바이오 기반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이 글로벌 미용성형 시장에서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뷰티·에스테틱 전문 기업이 브랜드와 현지 마케팅을 맡는 역할 분담 구조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안티에이징 수요와 시술 중심 미용성형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한미약품과 제테마의 협력이 K뷰티·K바이오 융합 모델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테마의 미국 법인 제테마 USA와 한미약품은 17일 미국 미용 및 성형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미용성형 분야에서 사용될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개발과 제조, 공급을 담당한다. 제테마 USA는 한미약품으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에 자체 브랜드와 상표를 부착해 계약 지역인 미국에서 수입, 저장, 판매, 유통을 수행하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번 계약 구조는 의약품·의료기기 개발 역량을 가진 제약사와, 미용성형 특화 포트폴리오와 네트워크를 보유한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 형태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필러, 리프팅 실, 에너지 기반 장비 등 다양한 미용성형 관련 제품이 시술형 시장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어, 개발과 규제 대응은 제약사가, 브랜딩과 병원·클리닉 채널 공략은 전문 에스테틱 기업이 맡는 협업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다.
제테마와 한미약품은 지난 9월 이미 미국 내 미용성형 관련 제품 공동 개발과 포괄적 사업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제품 파이프라인 공동 발굴, 미국 규제·인허가 전략 수립,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을 논의하면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협력의 큰 틀을 마련했다. 이번 공급 계약은 해당 MOU에서 합의한 협력 관계를 구체적인 제품 단위로 옮긴 첫 실행 단계라는 의미를 가진다.
양사가 개발할 제품군에는 미용성형 시술에 사용하는 의약품과 시술 보조용 의료기기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의 경우 주사제 형태의 톡신류나 피부 상태 개선을 위한 약제, 의료기기는 체형·피부 개선에 쓰이는 시술용 장비나 일회용 소모품 등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 미국에서는 이들 제품이 의약품 허가, 의료기기 인허가 등 각기 다른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임상 설계와 품질관리 기준 대응에서 제약사의 노하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 미용성형 시장은 고령화와 소득 수준 상승, 비수술 시술 선호 확산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확산과 외모 관리 수요가 결합하면서, 보톡스 시술, 필러, 레이저 치료 등 상대적으로 회복 기간이 짧은 시술 중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제테마는 이러한 시장 환경을 겨냥해 제테마 USA를 교두보로 삼고, 한미약품의 생산 기반을 활용해 미국 내 병원과 클리닉에 최적화된 제품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미국 미용성형 시장은 글로벌 톡신·필러 강자와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어 진입 장벽이 낮지 않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앞세워 시장 틈새를 공략해왔고, 최근에는 고순도 원료, 정밀 제형 기술, 시술 편의성 개선 등을 앞세운 기술 차별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제테마와 한미약품의 협력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술 기반·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제테마 관계자는 이번 공급 계약을 두고 양사가 미국 미용성형 시장을 목표로 체결했던 포괄적 사업 제휴의 첫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테마가 미국 현지에서 유통 및 마케팅 채널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내 파트너 병원, 대리점, 전문 의료인 네트워크 확보 과정에서 제테마 USA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포괄적 사업 제휴의 목적이었던 추가 사업 협력 대상 제품과 협력 범위를 계속 논의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미국뿐 아니라 미용성형 수요가 높은 다른 지역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계는 두 회사의 협력이 실제 미국 시장에서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 확대로 이어질지, 그리고 국내 미용성형·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진출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