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 복원하겠다”…정청래, 노무현 묘역서 눈물·문재인에 개혁 의지 천명

남북협력 복원과 정치 개혁 과제를 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에서 만났다. 대형 선거를 앞둔 야권의 분위기와 각자의 정치적 신념이 맞닿으며, 민주 진영 결집과 과거 정부의 성과 계승 의지가 강조됐다.

정청래 대표는 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그는 참배 과정에서 여러 차례 울먹이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어 방명록에는 “노무현 대통령님! 정청래입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남기며 각오를 다졌다. 정 대표는 노사모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첫 국회의원이 된 뒤 민주당 대표까지 올랐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가보훈정책특위를 통해 애국자를 기리는 보훈 사업에 힘쓰겠다”며 “민주주의와 평화는 경제 발전의 토대”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 때는 남북교류 협력이 활발했지만 지난 3년간 그 토양이 무너진 것이 아쉽다”며, “남북관계를 잘 복원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두 사람은 내년 지방선거와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을 둘러싸고 약 한 시간 중대한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으로 안정적으로 정권을 출범시켜 여러 개혁 과제를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원과 대의원의 높은 지지 속에 당선된 것 축하하며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도 국민 기대가 매우 크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의 변화가 고무적이고, 대구·경북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이 보인다”며 지역 정국의 의미를 짚었다.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님, 잘하겠습니다. 모를 때는 전화드리겠다”고 말했고, 좌중에선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민주당 권향엽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날 만남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 문제나 검찰, 언론개혁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권 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정 대표는 사전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군소 야당 대표들을 예방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는 이른바 ‘내란 정당’이라는 이유로 방문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의 상징 공간 교차 방문과 지방선거·남북관계에 대한 엄중한 메시지가 차기 대선 및 정국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향후 지방선거 전략과 함께, 남북 협력 복원 및 보훈정책 등 개혁 어젠다를 구체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