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1.4% 상승…연준 완화 기대와 은 공급 대란에 국내 시세 강세
12월 12일 국내 금시세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여파와 은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이 겹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안전자산 선호와 산업재 수급 불균형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귀금속 시장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달러 약세와 산업용 은 수요 급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며, 향후 환율과 미국 고용지표가 금값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12월 12일 기준 금 1돈 3.75g 국내 시세는 760,7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750,563원에서 10,163원, 비율로 약 1.4% 오른 수준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원달러 환율이 1,472원 선에서 등락을 보이며 0.8원가량 소폭 하락했음에도, 국제 금값의 견조한 흐름이 국내 가격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석] 연준 완화 기대와 산업재 수급 대란에 금값 1.4% 상승(금값시세) (ⓒ톱스타뉴스)](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501227605_173992046.jpg)
최근 국내 금값 상승 속도도 만만치 않다. 12월 4일 748,238원 수준이던 금 1돈 시세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12일 760,725원까지 올랐다. 최근 1주일 평균 가격보다 8,695원 1.2% 높고, 30일 평균보다도 22,254원 3.0% 웃도는 수준이다. 전일까지의 최근 1년 최고가인 851,25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0.6% 낮지만, 연중 최저가 421,875원과 대비하면 80.3% 급등해 고점 부담과 추가 상승 기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분위기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은 연준의 25bp 0.25%포인트 금리 인하 발표 이후 달러 약세가 심화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2026년 추가 인하를 1회로 제한하는 등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려 했지만,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6,000건으로 늘어나며 노동시장 둔화 조짐이 드러난 점이 시장 심리를 바꿔놨다. 고용지표 부진이 추가 완화 기대를 키우고 달러 가치를 누르면서 금값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귀금속 시장에서는 은 가격 급등이 전체 시세를 이끄는 양상이다. USA GOLD에 따르면 2025년 12월 11일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233.75달러, 은 가격은 사상 처음 60달러를 돌파해 62.46달러에 거래됐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5G 전자제품 등에서 산업용 은 수요가 급증하면서 광산 생산량을 20% 이상 웃도는 구조적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재고가 바닥나자 실물 확보를 위한 패닉 바잉이 이어지며 은뿐 아니라 금 등 귀금속 전반에 강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환경도 금값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연준은 단기 국채 약 400억 달러 매입을 통해 자금 시장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 단기 금리 상승을 제약하는 이 조치는 시장 내 유동성을 늘려 귀금속 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매입이 이어지면서 국제 금값의 하방을 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 변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국내 금 시세는 국제 금값과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반영돼 결정된다. 현재 환율은 1,470원대에서 뚜렷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는데, 삼성금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최근 환율 상승분의 약 70%가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투자 수요 등 수급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금값이 올라도 환율이 빠르게 하락할 경우 국내 금값 상승 폭이 제한되거나 되레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고용 관련 지표와 함께 은 시장의 공급 부족 심화 여부, 그리고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구조 변화가 향후 금값 흐름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을 감안해 분할 매수 등 보수적 전략을 유지하면서, 연준 정책 신호와 산업용 귀금속 수급 상황을 병행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