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17만 달러 도달 잠재력”…JP모건, 금과 유사한 흐름에 장기 랠리 전망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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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2월 7일, 미국(USA) 뉴욕 금융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비트코인의 중장기 가격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번 평가는 비트코인이 최근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 금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가상자산을 둘러싼 국제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논쟁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에서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가 이끄는 전략가 팀은 비트코인이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최대 17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현지시각 기준 12월 7일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비트코인 가격을 금 가격과의 변동성 조정 비율에 기반한 이론적 수준으로 산출했다. 연구팀은 “비트코인이 최근 몇 차례의 시장 불안 국면에서 금과 유사한 거래 패턴을 보였다”며 “자산 배분 측면에서 금과의 상대 가치 비교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비트코인 17만 달러 상승 여력… 금과 유사한 흐름"
JP모건 "비트코인 17만 달러 상승 여력… 금과 유사한 흐름"

JP모건은 비트코인이 금과 대등한 수준의 안전자산 지위를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금과의 시가총액 격차와 변동성 차이를 감안한 이론적 상단이 약 17만 달러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 수준과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목표는 단기적인 가격 예측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수렴 가능 구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시간이 지나 금 수준으로 낮아지고,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하는 흐름이 강화될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강조했다.

 

다만 JP모건은 상승 시나리오와 별개로 단기적인 리스크 요인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보고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첫 번째 잠재 위험으로 꼽았다. 이 회사는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순자산가치(mNAV)가 1 이하로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JP모건은 “최근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약 14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해 강제적인 비트코인 처분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도 “해당 기업의 재무 전략 변화가 시장 심리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무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변수로는 오는 2026년 1월 15일 예정된 MSCI 지수 재조정이 지목됐다. JP모건은 디지털 자산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이 주요 지수에서 제외될 경우, 관련 주식뿐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 전반에 부정적 심리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패시브 자금과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된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수 편입·편출 변화는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지수 조정 이슈는 미국(USA)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동시에 JP모건의 이번 전망이 갖는 한계도 언급했다. 분석 내용은 금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MSCI 지수 조정과 같은 기업·지수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2026년 이후의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나 각국 규제 환경 변화 등 거시경제 변수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향후 미국(USA)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연합(EU)의 금리 정책,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축소,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 흐름은 비트코인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논쟁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프로토콜 상에서 제한돼 있고,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가격 지지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일부 연기금과 헤지펀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하는 사례가 늘면서,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 포트폴리오 속에서 일정 비중을 차지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뉴욕과 런던, 홍콩(Hong Kong) 등 주요 금융 허브에서도 디지털 자산 관련 상품과 인프라가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주요국 규제 당국의 시각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미국(USA)과 유럽연합(EU)은 자금세탁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규제 틀을 정비하는 한편, 기관용 투자 상품 허용 범위를 조정하고 있다. 일본(Japan), 싱가포르(Singapore) 등 아시아 금융 허브도 가상자산 거래소 규제 기준을 강화하면서, 시장 신뢰 제고와 혁신 촉진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규제 환경에 따라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JP모건의 이론적 목표가가 실제 구현되기까지는 상당한 변수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주요 언론들도 비트코인과 금의 관계 재조명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USA) 경제지와 전문 매체들은 JP모건 분석을 인용하며 “비트코인이 점차 전통 자산과 같은 거시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디지털 금으로서의 비트코인이 진정한 안전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규제 명확성, 시장 인프라 성숙, 변동성 완화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금과 동조화되는 패턴이 지속적이고 구조적으로 나타나는지 여부가 향후 평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 자금 유입과 공급 제한이 장기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MSCI 지수 편출입 결정, 대량 보유 기업의 재무 전략 변화, 주요국 규제 발표 등이 가격 변동성을 키울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 가상자산 규제 기조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JP모건의 이번 분석을 계기로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지위와 장기 가치에 대한 논쟁이 다시 국제 금융시장의 주요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비트코인이 과연 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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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비트코인#마이크로스트래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