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품절주에 15 상승…미래아이앤지, 실적 부진에도 개인 머니게임 확산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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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아이앤지 주가가 적자 상태에도 단기간 급등세를 연출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머니게임 집중 종목으로 부상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미래아이앤지는 전 거래일보다 14.96 오른 1,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별한 호재나 공시 없이 초소형 품절주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수급이 꺾일 경우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아이앤지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800원대 초반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이날 시가 916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096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7일 저점 대비 단기간 레벨업을 보이며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돌파하는 기술적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거래량은 전일 약 200만 주에서 이날 514만 주로 불어나 직전 일평균 대비 100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약 52억 원 수준으로, 작은 자금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전형적인 초소형주 패턴을 보였다.

미래아이앤지[00712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미래아이앤지[00712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을 펀더멘털과 무관한 품절주 효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미래아이앤지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약 297억 원으로 코스피 1,633위에 머무르는 초소형주다. 상장 주식 수와 유통 물량이 적어 평상시 유동성이 얕은 탓에, 특정 세력이나 일부 개인 투자자 수급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구조를 지녔다. 공식적인 호재성 공시가 없는 가운데 수급만으로 주가를 밀어 올린 흐름이어서, 단기 과열 이후 되돌림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수급 동향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사실상 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수 상위와 매도 상위 창구 1위 모두 개인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차지했다. 키움증권 창구를 통해서만 약 120만 주가 순매수되고 123만 주가 매도되는 등 개인 간 치열한 손바뀜이 발생했다. 외국인은 이날 3,382주를 순매수하며 지분율 1.1를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고, 기관은 1주 순매도에 머물렀다. 실질적으로 개인들 사이의 단기 매매 공방이 주가 급등을 이끈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가 흐름이 회사의 기본 체력과 괴리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래아이앤지는 금융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IT 서비스 업체지만, 동종 업계 대형주들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전환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것과 달리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장부가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약 0.46배로 저평가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적자 구조를 고려하면 기업 가치 하락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적 지표를 보면 경고 신호가 뚜렷하다. 2024년 매출액은 1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도 20억 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2023년 93억 원에 이어 2024년에도 8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이어지며 순이익률이 마이너스 68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활동에서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투자 여력과 재무 건전성 개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부채비율이 46대에 머무르는 점은 표면상 안정적이지만, 본업 턴어라운드가 동반되지 않으면 재무 구조 개선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 위험 요인으로는 전환사채를 둘러싼 계열사 이슈도 거론된다. 관계사인 판타지오가 발행한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조정, 이른바 리픽싱 과정에서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며 미래아이앤지의 판타지오 지분율은 29.99에서 29.77로 희석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향후 추가 전환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오버행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구조에서는 주가 반등 시마다 전환 물량 매도가 겹치며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래아이앤지는 지난 4월 수협은행과 SWIFT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업에서의 성과도 내고 있지만, 시장은 이러한 사업 성과보다 복잡한 지배구조 이슈와 계열사 전환사채 리스크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지배구조 개편 기대나 테마성 이벤트로 소비하며 단기 매매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수익 구조 개선과 사업 다각화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지배구조 테마는 일시적인 재료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계한다.

 

단기 주가 흐름 측면에서 1,000원 지지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기술적으로는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000원을 상향 돌파한 만큼 수급 관성이 이어질 경우 1,100원 선까지 오버슈팅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950원선이 무너질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이날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판타지오 관련 전환사채 물량 소화와 본업 실적 개선 여부가 주가 안착의 전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이 부족한 초소형주 특성상 이번에 나타난 급등세를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당 종목은 시가총액이 작아 수십억 원 수준의 자금만으로도 시세가 크게 휘둘릴 수 있다. 특정 증권사 창구에 수급이 집중되는 패턴은 단기 매집 후 급격한 차익 실현, 이른바 설거지 양상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적 반등과 재무 구조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무리한 추격 매수는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을 시장 참여자들이 유념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미래아이앤지 주가 흐름은 단기 수급 변수와 함께 계열사 전환사채 처리, 금융 솔루션 본업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기업 가치와 재무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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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아이앤지#키움증권#판타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