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암환자 발열 한시간 먼저 본다"…씨어스, 스마트병동 혁신 신호탄
웨어러블 인공지능 체온 모니터링 기술이 암환자 발열을 한 시간 이상 앞서 포착하며 스마트병동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웨어러블 패치와 AI 플랫폼이 고위험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조기 발열 감지의 유효성을 증명하면서, 환자 안전과 병동 업무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입원 관리 모델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번 결과를 AI 기반 예측 스마트병동 경쟁의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웨어러블 인공지능 진단 모니터링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암환자 발열을 조기에 감지하는 자사 웨어러블 AI 기술의 임상연구 결과가 SCI E급 국제학술지 센서스에 3일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와 공동으로 수행됐으며, 혈액암과 고형암 환자 47명에게서 수집된 4798건의 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진은 씨어스의 웨어러블 체온 패치 MT100D와 AI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를 병동에 적용해 환자 체온을 1분 간격으로 연속 측정했다. 기존 병동에서 4시간에서 8시간 간격으로 이뤄지던 간헐적 체온 측정과 달리, 연속 데이터와 AI 분석을 결합해 발열 패턴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한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발열 조기발견 성공률 77.1퍼센트, 민감도 81.5퍼센트, 특이도 96.3퍼센트, 평균 예측 정확도 AUROC 96.6퍼센트를 기록했다. 특히 기존 간헐 측정 대비 발열을 평균 1.13시간 더 빨리 감지해, 의료진이 놓치기 쉬웠던 발열 시작점을 실시간 포착했다는 점이 핵심 성과로 꼽힌다. 회사는 웨어러블 AI 기반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발열 조기감지까지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사례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수준에서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의 임상적 의미는 고위험 암환자군에서 더 두드러진다. 항암제 투여 이후 면역세포인 호중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발생하는 발열성 호중구감소증은 짧은 시간 안에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조기 항생제 투여 시점이 환자 생존율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지만, 야간과 새벽에는 간헐 측정 구조 탓에 발열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AI와 웨어러블을 결합한 연속 모니터링은 이런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수단으로 제시된 셈이다.
씨어스의 AI 플랫폼 씽크는 병동 내 환자들의 체온 등 생체신호를 중앙에서 통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간호사는 중앙 모니터를 통해 병동 전체 환자의 체온 변화 추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상 징후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발열을 조기에 감지하면 항생제 투여, 패혈증 대응, 격리 조치와 같은 임상 의사결정이 빨라져 중증 악화 위험을 줄이고 병동 운영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연구는 고위험 혈액암 병동을 넘어 내과 일반병동, 수술 후 회복 병동, 요양병원 등으로 스마트병동 기술 확대를 앞당기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만성질환자, 수술 후 감염 위험 환자, 감염성 질환 환자 등 연속적인 체온 관찰이 중요한 다양한 환자군으로 대상이 넓어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병원 입장에서는 간호 인력 부족 상황에서 환자 감시의 연속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도입 인센티브가 된다.
글로벌 의료 IT 시장에서는 이미 원격환자 모니터링과 스마트병동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입원환자용 웨어러블 센서와 클라우드 기반 모니터링 솔루션이 확산되는 가운데, 씨어스처럼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발열 예측 성능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사례는 향후 해외 시장 진출과 파트너십 확대의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씨어스는 이번 연구를 예측 기반 AI 스마트병동 구축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입원환자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 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에 심정지, 심부전, 패혈증 등 중증 악화 가능성을 미리 가늠하는 예측 알고리즘을 통합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모비케어와 씽크 제품군을 통해 진단, 입원, 예후관리, 재택 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환자 진료 전주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왔으며, 국내 다수 의료기관 도입으로 실사용 성과를 쌓는 중이다.
정책과 규제 측면에서는 웨어러블과 AI 기반 모니터링이 의료기기 인허가, 의료정보 보호, 원격 모니터링 범위 설정 등과 맞물려 추가 제도 정비가 요구될 수 있다. 특히 해외 진출 시 각국 규제기관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와 원격 모니터링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해, 향후 데이터 신뢰성과 알고리즘 검증 체계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어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매년 약 2천만 명의 신규 암환자가 발생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번 연구가 항암치료 이후 예후 관리가 중요한 암환자를 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성과가 자사의 원격환자 모니터링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예측 기반 AI 스마트병동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표준 진료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