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는 여행” 옥순·남자4호, 감정의 강물 건너→묵직한 자책 끝내 번지다
강물 흐르듯 잔잔했던 프라하의 아침, ‘지지고 볶는 여행’ 9기 옥순의 마음에는 ‘1년 전 오늘’이란 단어가 깊은 파문을 일으켰다. 익숙한 온기와 차가움이 교차하는 기억 앞에서 옥순은 지난 여행의 아쉬움에 잠시 머물렀다. 눈을 감으며 남겨진 감정에 대해 스스로에게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고, 차마 말로 다 하지 못한 진심은 촉촉한 눈빛으로 번졌다.
화려한 유럽의 거리와 달리, 옥순과 남자 4호 사이엔 풀리지 않는 감정의 간극이 짙게 맴돌았다. ‘비어 스파’ 체험 뒤 밝은 폭소로 시작했지만, 한식당 대화에선 국물 취향을 둔 ‘자작파’와 ‘한강파’의 논쟁, 그리고 행복의 의미를 둘러싼 생각 차이가 드러났다. 소박한 햄버거 약속에선 설렘을 가졌으나, 결국 각기 다른 시선과 엇갈린 기대만이 조용히 쌓여갔다.

옥순은 아침, ‘1년 전 오늘’이란 사진을 발견하며, ‘나솔사계’ 1위에 남자 4호와 함께했던 파티의 기쁨을 떠올렸다. 그 시절의 환희와 달리, 이번 여행에선 먼저 다가가면서도 상처 입히고 차단까지 했던 미안함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인터뷰 중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진솔한 눈물이 흘렀음에도, 남자 4호는 기억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단호한 태도로 선을 그었다. 차가운 거리감이 대화를 감췄다.
한편, 22기 영수와 영숙 역시 작은 오해에서 시작된 감정의 불화가 점점 깊어졌다. 영숙은 코골이로 숙면을 잃고, 영수와의 사소한 소통 실수들이 쌓이며 결국 레스토랑 언쟁으로 번졌다. 영숙의 “의사소통된 줄 알았는데 또 불통이었다”는 한숨 속엔 답답함과 혼란이 교차했다.
프라하의 실탄 사격장, 브런치 카페 등 낯선 공간에서도 옥순과 남자 4호는 서로의 취향과 감정적 거리를 확인했다. 남자 4호는 옥순의 사진 부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함께한 실탄 사격에선 그녀의 근성을 인정했다. 영수와 영숙 또한 크고 작은 갈등 끝에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자 노력했다.
재회의 도시 프라하에서, 뒤엉킨 네 사람의 감정은 낮게 고조됐다. 옥순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너머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시 용기를 내고 싶어했고, 남자 4호는 여전히 자신의 경계선에 머물렀다. 하루 동안 쌓아온 감정의 물결이 서로의 마음에 어떤 흔적을 남길지, 상처와 용서가 어떻게 마주할지 시청자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서로 다른 선택과 방향 앞에 선 ‘지지고 볶는 여행’의 두 커플. 남은 여행에서 어긋남이 이별이 될지 혹은 서로를 향한 새로운 시작이 될지, 그 결말은 16일 금요일 밤 8시 40분 SBS Plus와 ENA를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