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프로티나 주가 17대 급등…SPID 플랫폼 재조명에 외국인 매수세 유입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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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티나 주가가 AI 신약 개발 기대감과 국책과제 수주 효과에 힘입어 단기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일 분자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플랫폼인 SPID 기술의 확장성과 외국인 매수세가 맞물리며, 적자 구조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어선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키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술 플랫폼 가치와 글로벌 파트너십 기대가 당분간 주가를 떠받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2일 장중 기준 프로티나 주가는 94,900원으로 전일 대비 17.31 상승 중이다. 이날 장중 고가는 96,700원, 저가는 80,900원으로 변동폭이 컸지만, 시가 81,800원 대비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10월 말 5만 원대에서 9만 원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우상향을 그렸고, 3거래일 연속 강세로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해 6개월간 이어진 기간 조정 박스권을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특징주 분석] 플랫폼 확장성 부각… 프로티나, AI신약관련주 기술 경쟁력 부상
[특징주 분석] 플랫폼 확장성 부각… 프로티나, AI신약관련주 기술 경쟁력 부상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재료는 SPID 플랫폼의 기술력 재부각과 정부 주관 대형 국책과제 수주다. 단일 분자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기술인 SPID 플랫폼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비만과 항암 치료제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AI 신약 개발 관련 기술주로서의 위상이 부각됐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국책과제 협력 구조가 구체화되며 기술 신뢰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 전환이 뚜렷하다. 11월 말 일부 거래일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이 출회됐지만, 12월 들어 다시 강한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12월 2일 장중 외국인 매수 물량이 집중되면서 프로그램 매수와 함께 상승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관찰됐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해질수록 양봉 길이가 길어지는 정비례 관계가 나타나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주가 방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프로티나는 동종 바이오 플랫폼 업계 내에서 중형주로 자리 잡았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78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알테오젠·에이비엘바이오 등 경쟁사 대비 덩치는 작지만 기술 전문성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19 수준으로 알테오젠의 15.2에 비해 크게 낮아 향후 외국인 지분 확대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상장주식수는 약 1,087만 주로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호재성 뉴스가 나올 때 주가 탄력이 크게 확대되는 특징도 확인되고 있다.

 

재무 구조는 아직 바이오 벤처 특유의 적자 국면이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23억 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91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2025년 예상 매출액이 68억 원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성장 스토리가 부각된다. 현재 주가 기준 PBR은 약 105배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현재 실적보다는 향후 플랫폼 가치와 기술이전 가능성이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상장주식수 1,087만 주 기준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긴 점도 시장이 프로티나를 단순 바이오텍이 아닌 고성장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PID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크다. 이 기술은 기존 기술로는 분석이 어려웠던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신약 후보 물질의 효율적 선별과 기전 규명 과정에서 병목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거론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470억 원 규모의 AI 기반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제에서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이런 기술 경쟁력을 방증한다. 해당 과제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서울대 연구팀이 공동 참여해 프로티나 기술이 국내 최고 수준 파트너들로부터 검증받고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글로벌 산업 환경도 프로티나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제약사들이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을 위해 AI와 정밀 분석 플랫폼을 적극 도입하는 가운데, AI 신약 개발과 항체 바이오베터 시장이 본격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프로티나 플랫폼이 초기 후보물질 선별과 후속 개발의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본다. 특히 비만 치료제 등 대사질환 분야로의 파이프라인 확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단순 분석 서비스 기업을 넘어 신약 개발 파트너로서 입지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임상 검체 분석 계약을 체결해 실질적인 매출 발생이 가시화된 점도 성장성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진 동향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박경찬 이사가 최근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지분을 늘린 것은 내부 경영진이 회사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출신이라는 이력과 함께 시장에서는 제2의 프로티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정도로 브랜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재무성과와 밸류에이션 간 괴리는 부담 요인이다.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프로티나는 여전히 경쟁사 대비 열위에 있지만, 기술적 독점성을 무기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이미 플랫폼 기술 수출로 실적을 입증한 반면, 프로티나는 이제 막 본격적인 수익화 궤도에 진입하는 단계로 평가돼 실적 가시성이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빅파마와 추가 계약이나 기술 이전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주가 재평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지만, 성과 지연 시 높은 PBR이 오히려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10만 원선 안착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강한 모멘텀과 수급이 뒷받침되는 만큼 10만 원 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 구간인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8만 원 중반대가 1차 지지선으로 거론되며, 이 구간이 유지될 경우 중기적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책과제 진행 상황과 글로벌 파트너십의 구체적 성과가 주가 레벨을 좌우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급등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 주가가 펀더멘털보다는 기대와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 변화나 외국인 수급 이탈 시 조정 폭이 커질 소지가 있다. 여기에 적자 상태인 기업 특성상 향후 추가 자금 조달 이슈와 실적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상존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책과제 진척 상황과 계약 기반 매출의 실제 반영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며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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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티나#spid플랫폼#삼성바이오에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