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유가 약세 지속”…국내 휘발유·경유 7주 만에 하락, 경유 추가 하락 전망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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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2월 11일, 한국(Korea)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주간 평균 판매 가격이 7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와 국제 경유 가격 약세가 반영되면서 국내 경유 가격은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러시아(Russia)와 우크라이나(Ukraine) 간 휴전 기대, 미국(USA)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집계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2월 7∼1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L당 0.7원 낮아진 1천746.0원을 기록했다. 경유의 전국 평균 판매 가격은 같은 기간 L당 1천660.5원으로, 전주 대비 2.4원 하락했다. 휘발유보다 경유의 가격 조정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7주 만에 하락…국제유가 약세에 경유 추가 하락 전망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7주 만에 하락…국제유가 약세에 경유 추가 하락 전망

지역별로 보면 휘발유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의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와 같은 L당 1천810.8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장 낮은 대구는 전주보다 2.0원 내려간 1천719.1원을 기록했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L당 1천753.4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는 1천724.7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국내 시장 내에서도 지역·상표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합의 진전 기대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급 중단 우려가 다소 완화돼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 차질 가능성이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황에서, 휴전 관련 긍정적 신호가 위험 프리미엄을 일부 되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의 베네수엘라(Venezuela) 유조선 나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베네수엘라발 공급 불확실성은 중남미 지역의 원유 흐름에 변수를 더하고 있고, 연준의 금리 인하는 향후 경기 부양 기대와 함께 원유 수요 전망을 일정 부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정책 변화가 뒤섞이며 유가는 급락 대신 제한된 범위 내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62.7달러로, 전주 대비 1.1달러 내렸다. 국제 원유 벤치마크 가격의 완만한 하락이 누적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정유사와 소비국에는 중장기적으로 하방 요인이 축적되는 구도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물가와 무역수지에도 점진적인 완화 효과를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국제 석유 제품 가격도 함께 약세를 보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4달러 떨어진 배럴당 78.0달러를 기록했고,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2.1달러 하락한 84.3달러로 집계됐다. 완성 석유제품 가운데 경유 가격 하락 폭이 더 컸다는 점은 산업·물류용 수요 둔화와 연계된 신호로도 해석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에너지 효율 개선 움직임이 수송용 연료 수요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경유 가격 조정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의 변동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각국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의 경우에도 최근 국제 경유 가격 하락 폭이 커진 만큼 향후 몇 주간 경유 가격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휘발유의 국내 가격 조정은 경유보다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시황과 관련해 “국제 휘발유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국제 경유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경유 가격 흐름을 고려할 때 다음 주 국내 경유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 휘발유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국내 휘발유 가격은 약보합세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각국의 통화정책 전환과 경기 사이클 변화가 수요·공급 균형을 재조정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미국과 산유국 간 제재·해제 공방, 신흥국 수요 회복 속도 등이 맞물리며 유가 흐름에 변동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이번 유가 약세가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 국면의 신호탄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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