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중소형주 에이블씨엔씨 6.87% 급등…미국 온라인 채널 호조에 반등 시도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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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중소형 화장품주 에이블씨엔씨 주가가 미국 시장 고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 부진과 중국 사업 정리 여파로 주가가 8,000원대까지 밀렸지만, 북미 온라인 채널 성장성이 부각되며 단기 저점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화장품 수출 축이 중국에서 북미로 이동하는 가운데, 글로벌 유통 리밸런싱이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지 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8일 오후 장중 기준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10,270원으로 전일 대비 6.87%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실적 우려로 8,000원대까지 후퇴했던 주가는 이날 강한 반등으로 1만 원선을 회복했다. 6개월 기준으로는 하락 조정 흐름이 이어졌지만, 이날 반등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며 추세 전환 가능성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분석] 미국 시장 고성장… 에이블씨엔씨(Able C&C), 글로벌 리밸런싱 성과 가시화
[분석] 미국 시장 고성장… 에이블씨엔씨(Able C&C), 글로벌 리밸런싱 성과 가시화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온도차가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간 차익 실현에 나서며 매도 우위를 이어가는 반면, 기관은 11월 말부터 꾸준히 매수세를 유입시키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구간에서 기관 매수세가 하단을 지지해 주가 반등 탄력을 키우는 패턴이 관측된다고 평가한다.

 

에이블씨엔씨의 시가총액은 2,671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순위 668위 수준에 해당한다. 상장주식수는 2,601만 주이며, 외국인 보유 비중은 10.66%로 대형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다. 주가수익비율 PER은 약 24배로 단순 수치만 보면 업계 평균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이익이 감소한 탓에 기존에 언급되던 밸류에이션 매력은 일부 희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기준 재무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에이블씨엔씨의 3분기 매출은 5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중국 북경법인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미회수 채권을 대손상각 처리하면서 일시적인 비용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비용 요인이 중국 사업 관련 불확실성을 털어내는 이른바 빅배스 성격을 띤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1.18배 수준이다. 특히 배당수익률이 4.00%에 달해 중장기 배당 투자 관점에서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상장주식수 2,601만 주를 감안한 현재 시가총액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익 체력 회복을 전제로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가 방향성을 가르는 최대 변수는 북미 법인 성장과 온라인 채널 성과다. 회사의 미국 법인은 설립 5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7배로 성장하며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특히 틱톡샵과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주력 제품들이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K뷰티 수출 대상국 이동이라는 큰 흐름과 연결해 해석한다. 기존에 중국에 집중됐던 수출 비중이 북미로 분산되는 가운데, 에이블씨엔씨는 오프라인 로드숍 중심 구조에서 멀티브랜드숍과 글로벌 이커머스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재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리밸런싱 전략이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리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성장성과 별개로 수익성 개선 과제도 남아 있다. 회사는 최근 인력의 약 30%를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고정비 절감에 나섰다. 이는 중장기 수익성 개선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달성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자회사 어퓨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재무 구조 정비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브랜드 포지셔닝 측면에서는 저가 채널 공략이 확대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다이소 등 가격 경쟁력을 중시하는 유통 채널에서 입점을 확대하며 브랜드 저변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소비 둔화 속 가성비 화장품 수요가 늘어나는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회사의 가격 경쟁력이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동종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높은 자기자본이익률과 빠른 성장성을 바탕으로 고밸류를 인정받는 반면, 에이블씨엔씨는 구조조정과 사업 턴어라운드 과정에 있다는 이유로 밸류에이션 할인이 적용돼 왔다. 다만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북미 성과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주가 레벨별 대응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인 1만 원선 안착 여부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본다. 1만 원을 안정적으로 지지한다면 기관 매수세 유입과 맞물려 1만 2,000원대 회복 시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며 9,500원선이 무너질 경우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어 손실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시된다.

 

투자자들이 점검해야 할 리스크로는 우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꼽힌다. 여기에 중국 사업 철수 과정에서 남은 잔여 리스크, 어퓨 등 비핵심 자산 매각 지연이 재무 구조 개선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북미 온라인 채널 성장세가 유지되는지, 구조조정 이후 수익성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가 주가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향후 에이블씨엔씨 주가 흐름은 북미 매출 성장률, 비용 구조 개선 속도, 경쟁사의 글로벌 전략과의 차별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 분기 실적에서 미국 법인의 고성장이 어느 정도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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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에이피알#아모레퍼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