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시장 국감 대면 불발”…오세훈·명태균, 신경전 속 여야 공방만 남았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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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둘러싼 서울시장 오세훈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이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처음으로 마주쳤다. 그러나 양측 모두 뚜렷한 발언 대결 없이 신경전만 오갔고, 여야 간 고성 공방만 이어졌다. 오세훈 시장은 대질신문을 앞두고 모든 질의에 답변을 자제하며 입을 닫았고, 명태균씨도 기존 주장만 반복했다.

 

이날 국회행안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씨를 상대로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며 대답을 피했다. 오 시장은 "5월까지 검찰 수사가 진행됐고 최근 특검으로 이관됐다. 무엇보다 검찰에 강력하게 요청했던 건 명태균과의 대질신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질신문이 11월 8일로 결정됐으니, 지금 여기서 제가 미리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의혹 및 선거 지원 배경과 관련한 질의에도 오세훈 시장은 "저 사람한테 도움받은 것 없다"며 민주당 채현일 의원의 추궁을 거듭 일축했다. 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여론조사 자료와 활용 여부를 캐묻자 "명태균씨가 주장하는 12번의 미공표 여론조사는 저희에게 전달되거나 선거 전략에 활용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명태균씨는 증인석에서 "언론에 나왔던 내용 위주로 질문해 달라"며 침묵을 지켰으나, "오 시장과 7번 만났다", "살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 등을 기존대로 반복했다. 아울러 오 시장의 ‘도움받은 적 없다’는 발언에 대해 "위증하셨다"고 맞섰다.

 

감정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명씨는 여야 의원들을 향해 "인신 모독성 질문은 삼가라. 내가 전부 밝히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의원 실명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증언 현장이 혼탁해지기도 했다.

 

정치권 반응도 분분했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재판이 진행 중인 증인이 민주당 후원을 받아 공익신고자처럼 포장되고 있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증인의 과거를 언급하며 신뢰도를 깎는 일은 국회의 본분이 아니다. 국민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맞섰다.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씨 간 대질신문이 끝내 국감장에서 무산되면서, 핵심 진실공방은 특검 현장과 향후 사법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여야 간 입장차만 확인하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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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명태균#국회행안위